[올림픽] '3승 4패, 4위'…한국 야구 대표팀, 요코하마 충격

온라인에서는 "대표팀 응원하지 않겠다"는 싸늘한 여론도
특별취재단 = '3승 4패, 4위'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받은 성적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신화'를 떠올리며 대회 2연패를 목표로 정한 걸 떠올리면 초라한 성적표다.

상당수의 한국 야구팬도 대표팀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대표팀 선발 과정부터 매끄럽지 않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수칙을 위반해 대표팀 선수 자격을 내려놓은 선수까지 나왔다. 일부 팬들이 야구 커뮤니티에서 "대표팀을 응원하지 않겠다"라고 비판 릴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유일한 돌파구였던 '경기력'도 기대 이하였다.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에 고전 끝에 6-5로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둔 한국은 전원 마이너리거로 팀을 꾸린 미국과의 예선 2차전에서 2-4로 패했다. 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를 시작한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에 4-3,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이스라엘을 11-1, 7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특이한 녹아웃 스테이지가 만든 두 번의 준결승에서 한국을 모두 패했다.

개최국이자 우승 후보 1순위인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에서 2-5로 졌고, 패자 준결승에서는 미국에 2-7로 완패했다. 미국전에서 패하는 순간, 한국의 올림픽 2회 연속 꿈은 물거품이 됐다.

한국 선수들도 완패의 충격에 표정이 굳었다.

한국은 7일 도미니카공화국에도 6-10으로 패했다.

이렇게 한국 야구는 명예 회복을 할 기회를 잃었다.

2008년 베이징 신화를 일궜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다.

한국 더그아웃 분위기는 더 무거워졌다.
야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복귀했다.

오랫동안 디펜딩챔피언의 완장을 차고 있던 한국 야구는 또 한 번 올림픽 우승 신화를 꿈꿨다.

일본이 개최한 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챔피언에 오르는 달콤한 꿈도 꿨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는 깊은 상처만 입었다.

인기 스포츠인 한국 야구는, 그만큼 높은 수위의 비난도 받아들여야 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야구 종목의 출전 인원은 총 144명 이하로 제한하면서 팀당 엔트리가 24명인 야구에는 6개 팀만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 야구대표팀에 실망한 팬들에게는 '6개 팀 중 3위'라는 결과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소득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발탁한 2002년생 좌완 신인 이의리(KIA 타이거즈)는 '차세대 대표팀 에이스'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이미 대표팀 주축 타자로 성장했다.

KBS 해설위원으로 현지에서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본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위원은 "두 경기(일본, 미국과의 준결승전) 결과가 좋지 않았고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긴 했지만 미래를 향한 기대와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이번 대표팀이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야구가 정식종목에서 밀려났다. 한국 야구가 올림픽에서 명예를 설욕할 기회는 빨라야 2028년(로스앤젤레스 대회)에나 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