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응원해보기 처음" 야구 4위에 '80억 세금 절약' 조롱까지

한국야구, 메달 획득 실패
도미니카공화국에 6-10 패배
'멍한 표정' 강백호에…박찬호도 비판 목소리

온라인 커뮤니티 "연금 등 80억 절약됐다" 조롱
사진=연합뉴스
"야구 올림픽 대표팀이 동메달 불발로 국민 혈세 80억 원을 절약했습니다. 국세청에서 표창장 줘야 합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역전패했다.시합 전부터 3번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했다.

이런 가운데 역전당한 8회 초, 2사 1루 노볼 1스트라이크의 상황에서 중계 카메라가 더그아웃을 비출 때 막내 강백호가 멍한 표정으로 껌을 질겅질겅 씹는 표정이 클로즈업됐다.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KBS 중계 화면 캡처. 사진 출처=KBS
KBS 해설위원 박찬호는 "끝까지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미친 듯이 응원하고 힘을 줘야 할 판에 저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일침을 날렸다.앞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21년 도쿄올림픽 야구에서 동메달을 취득하더라도 군 면제 혜택 취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은 무능한 감독의 전략 부재와 선수들의 거듭된 부진으로 졸전의 졸전을 거듭한 결과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과연 도쿄올림픽에서 야구팀이 국위 선양을 했다고 누가 생각하겠냐"라고 비판했다.
7월 30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우상혁이 2.17미터 1차시기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경제적으로도 열악한 상황에서 4년간 땀 흘리며 비록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유의미한 순위를 기록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6개 팀에서 3개 팀에게 메달이 돌아가는 야구와 비인기 종목인 육상 높이뛰기 부문에서 한국에 4위라는 쾌거를 안기며 박수받은 우상혁의 태도에 상반된 반응이 쏟아졌다.

국민들은 우상혁이 한국 기록을 24년 만에 갈아치웠음에도 2천만 원의 포상금을 받을 뿐 남은 병역을 끝내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하지 못했다.

야구 시합 종료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금 80억 원을 절약한 야구팀을 칭찬한다"는 조롱 섞인 반응이 올라왔다.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김경문 감독이 9회말 6-10으로 패배가 확실시되자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게시자는 "야구 올림픽 대표팀 24명 기준으로 미필 선수 6명의 군 입대를 환영한다"면서 "메달획득 포상금 동메달 2500만 원인데 (단체전의 경우 이 금액의 75%) 1875만 원 씩 24명이면 4억 5천만 원 줘야할 판이었는데 절약됐다"고 적었다.

이어 메달 연금에 대해서는 "동메달 월 52만5천 원 x 24명=월 1260만 원이다"라며 "선수단 평균연령 대충 30세로 치고 메달 연금은 사망 시까지 지급되므로 그전에 사망하는 사람 더 오래 사는사람 대충 다 80세까지 받는다 치고 50년간 지급하면 1260만원x12개월x50=75억 6천만 원이다. 총 80억 원 플러스 알파의 국민 세금을 아꼈다"고 했다.

실력에 비해 높은 인기를 누리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하고 호텔서 술판을 벌인 박민우(NC 다이노스), 한현희(키움 히어로즈)가 스스로 국가대표를 반납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6-10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 지침 위반에 따른 일부 구단 선수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리그마저 중단되자 선수들의 도덕 불감증과 이를 관철한 특정 구단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배구 여자팀이 브라질에 3-0으로 패했지만 모든 국민이 그들의 투지에 박수를 보내는 것과 달리 실망스러운 플레이와 태도 끝에 실적을 못 낸 야구팀에는 한동안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