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심상찮네…마스크 다시 쓰는 미국인들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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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나우(Now)미국에서 '델타 변이'의 충격파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서부의 중심 '베이 에어리어(Bay Area·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 오클랜드 등을 포함한 광역 도시권)'의 분위기가 2주 만에 바뀌었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었던 미국인들이 요즘엔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등의 테크(tech)기업들은 9월께로 잡았던 재택근무 복귀 시점을 10월, 늦게는 내년초까지 미루는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 번화가 가보니
'델타 변이' 확산 우려 커져
행인 대부분 마스크 착용
관광지, 번화가 한산
샌프란시스코 시 "실내 마스크 의무화"
기업들은 재택근무 연장
마스크 안 쓰던 미국인들, 길거리에서도 90% 이상 착용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샌프란시스코의 번화가 '마켓스트리트(Market street)'에서 마주친 행인들의 90% 이상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2주 전 '행인의 90% 이상'이 마스크를 벗고 있었던 모습과는 달랐다. 마스크를 안 쓰고 삼삼오오 몰려다녔던 10~20대 젊은이들도 지금은 파란색 마스크를 코까지 덮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길거리 사람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10도 후반(섭씨)대까지 떨어져 다소 쌀쌀해진 날씨 영향도 있었겠지만 금요일 오후인데도 시청 주변 등은 한산했다. 50m마다 하나씩 보였던 즉석 핫도그 자판도 눈에 띄게 줄었다.관광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의 명소 롬바드스트리트(Lombard street) 꼭대기엔 사진 찍는 관광객이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이달부터 운행을 재개한 시의 명물 케이블카를 타려고 서 있는 줄도 길지 않았다. 주요 관광지인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 노선의 케이블카 출발지인 파월역 인근의 줄은 케이블카를 한 두 번 보내면 탈 수 있을 정도였다. 이달부터 관광 활성화를 내걸고 PCR 검사 음성인 외국인 관광객의 자가격리를 면제한 샌프란시스코 시의 정책이 무색할 정도다.
델타 변이 확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3일부터 베이 에어리어 지역의 7개 카운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주민이 실내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발표했다. 7개 카운티 보건당국은 주민들에게 "가능하다면 실외에서 모일 것"을 권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선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지침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샌프란시스코시는 '부스터샷'도 허용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원할 경우' 화이자나 모더나 등의 2차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게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기준 미국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624만명이고 이 중 베이 지역 확진자수는 약 48만명 수준이다.
실제로 이날 샌프란시스코 마켓스트리트 일대 옷가게, 식료품점 등엔 'Masks Required For All'이란 문구가 붙어있었다. 백화점 등 대형 점포에선 경비요원이 출입하는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