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교육 규제에 교육업체 투자자들 자금 회수 나섰다

중국 교육업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던 투자자들이 중국 당국의 사교육 금지 조치 이후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교육업체 위안푸다오는 지난해 말 투자 유치 당시 155억달러(약 17조7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라이벌 줘예방도 기업가치 65억달러로 추산됐다. 위안푸다오의 학생 회원은 370만 명, 직원 수는 3만 명에 이른다. 줘예방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는 하루 5000만 명이 접속한다.

두 기업은 각각 누적 40억달러와 30억달러를 외부에서 조달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텐센트, 알리바바,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참여했다. 투자자 중 일부가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률과 회계 등에서 자문을 받고 있다.

이들 투자자는 투자 협약 가운데 불법 영업이나 지배구조 관련 법 개정이 있을 경우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중국 정부의 새로운 지침을 이런 조항에 적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24일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의 숙제 부담과 학원 수업 부담의 경감에 관한 의견(지침)’을 내놨다. 지침에 따라 의무교육 단계인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나 수학 같은 ‘학과류’를 가르치는 사교육업체는 일괄적으로 비영리기구로 등록해야 한다. 사교육 업체의 신규 등록도 중단된다.

온라인 교육업체는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며, 기존 업체들은 전면 조사를 거쳐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교육업체가 상장하는 것도,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규제 발표 직후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교육업체 신둥팡의 주가는 이틀 동안 70% 폭락했다.

한편 중국에선 반독점, 국가안보, 사교육 금지에 이어 민영 기업에 어떤 규제가 추가로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4일 일부 전자담배 상점에서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팔고 있다는 고발성 보도를 한 이후에는 전자담배 산업에서 고강도 규제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중국 당국이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을 대폭 인상하거나 일부 기업을 국유화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화통신 보도 직후 홍콩증시의 스무어인터내셔널, 선전증시의 진자, 뉴욕증시의 RELX 등 중국 전자담배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