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 갈등 심화…'黨 행사 보이콧 종용' 진실 공방

尹측 "다른 후보에 요청한 적 없다"
이준석 "사실 이미 확인" 즉각 반박

홍준표 "尹, 훈련안된 돌고래" 비판
최재형 "돌고래·멸치 여부 나중에 알 것"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오른쪽)이 다른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당 행사 보이콧’을 종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이 “그런 적 없다”고 하자, 이 대표는 “사실을 이미 확인했다”고 반박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측 간 마찰이 신경전 수준을 넘어 아슬아슬한 수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캠프 측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당 행사 보이콧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을 하니 새로운 정보가 공개됐다”며 “캠프 내부에서 제대로 사실 확인을 하고 입장을 낸 것인지 확인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다른 캠프에 어떤 보이콧 동참 요구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지만, 이후 보이콧을 요구한 사람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중진 현역의원이라는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보이콧 요청’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확인해 드릴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보이콧 제안설’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대표는 “당 공식 기구인 경선준비위원회 일정을 보이콧하라고 사주했다는 건 심각한 일이지만 이런저런 전달체계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하루 종일 사람들을 비공개로 만나고 다녀도 내용이 공개되는 경우가 드문데 왜 특정 후보만 만나면 내용이 공개되는지 저는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으로 시작된 양측 갈등의 골은 나날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윤 전 총장 측은 ‘돌고래와 멸치’ 발언을 두고도 이 대표 및 다른 주자들과 공방을 벌였다. 친윤계 좌장 격인 정진석 의원은 앞서 윤 전 총장이 당 행사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면서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고래와 멸치라는 비유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해 한마디 한다”며 “그 인사가 지칭하는 돌고래는 사육사가 던져주는 생선에 따라 움직이는 조건 반사적인 물고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요즘 매일 실언을 연발하며 어쭙잖은 줄 세우기에만 열중하는 훈련되지 않은 돌고래를 본다”고도 했다.

윤희숙 의원도 “가락시장도 아닌데 쓸데없이 국민들 짜증나게 하지 말고 경선 경쟁은 국민들 시름을 덜어주는 고민에 초점을 맞추자”고 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돌고래인지 멸치인지는 나중에 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