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전기차, 벤츠·포르쉐보다 인기

3주만에 계약 2000대 돌파
상반기 수입 전기차 판매량 넘어

아이오닉5도 글로벌 시장서 선전
'전기차 격전지' 노르웨이 4위로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야심작 ‘G80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차량의 예약대수가 상반기 고급 수입 전기차 판매대수를 웃돌았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G80 전기차는 지난달 말 누적 계약 대수 2000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7일 출시한 뒤 3주 만에 이뤄낸 성과로 올 상반기 8000만원 이상 고급 수입 전기차의 전체 판매량(1435대)을 넘어섰다.지난달엔 차량용 반도체 품귀 등으로 고객에게 인도한 G80 전기차 물량이 35대에 그쳤지만 이달부터 판매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G80 전기차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으로 부처 차량이나 법인용 차량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개편돼 6000만원 이상 전기차는 보조금을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9000만원 이상은 아예 받을 수 없다. 이로 인해 고급 전기차 시장은 주행거리, 충전속도 등 성능과 디자인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G80 전기차 가격은 8281만원이고, 주행거리는 완충 시 최대 427㎞다. 초급속 충전 시 10% 남은 배터리를 80%까지 22분 안에 충전한다.

고급 전기차 판매량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3.5%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성장세가 기대된다. 9560만원인 벤츠 EQC 400은 올해 판매량이 상반기 337대로 작년 상반기(115대)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9800만원 이상인 아우디 e트론은 상반기 126대, 1억원 이상인 포르쉐 타이칸은 912대 팔렸다. 현대차는 G80 전기차를 내년 미국 등에 출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해외시장에서도 현대차의 전기차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로 꼽히는 노르웨이에서 지난달 판매량 4위를 차지했다. 월간 판매량은 434대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처음 선적된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평이다.

노르웨이는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8897대)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84.7%를 차지하는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로 불린다. 전기차 전환에 앞다퉈 나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흥행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역인 셈이다. 노르웨이에서 판매 호조가 이뤄지면 이를 교두보로 삼아 유럽 다른 지역의 판매 확대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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