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코로나 이길 힘 '밥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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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의견·투고 받습니다.우리나라의 전통 식생활 문화는 따뜻한 밥상에서 출발했다. ‘밥상’은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 선대 조상들이 온갖 희생을 치르며 연구개발해 후손에게 물려준 농·축·수산물의 종합예술이다. 기다림의 미학인 문화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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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하나 넉넉한 것이 없는 자원 빈국에서 다채로운 식자재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삼천리 반도에 자생하는 들나물과 산채, 각종 열매, 더덕과 산삼, 생선, 해조류 등으로 선조들은 세 끼 밥상을 차려냈다.지난날 명가의 규수들은 12가지 장 담그는 법, 24가지 김치 담그는 법, 36가지 술 담그는 법을 중히 여겼다. 양반가에서는 상차림을 홀수로 5첩·7첩·9첩 반상으로, 대궐에선 짝수로 12첩 수라상 등으로 규범화해 과소비를 막고자 했다. 상차림 하나에도 철학을 담은 것은 현대인들이 새겨야 할 선조의 지혜다. 이런 선조들의 지혜와 노력으로 각종 국제요리 축제에서 한정식이 최우수 웰빙식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한정식을 멀리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귀한 식자재를 이용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상차림을 만들 수 있지만,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노력과 정성만으로도 일품 요리상을 차려낼 수 있다. 절망과 기아에 허덕이던 보릿고개 시절, 음식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오늘날은 제철 음식이 따로 없을 정도로 식자재가 넘쳐난다. 그럼에도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을 선호하는 주부들이 많은 점은 참 아쉽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하여 밥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고 했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농·축·수산물의 종합예술인 밥을 제때 맞춰 먹는 식습관이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도 우리의 ‘밥심’이 있다면 능히 이겨낼 수 있다.
윤인식 < 궁중요리 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