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격투기에 빠진 승무원들 [박상용의 별난세계]


미국에서 종합격투기 선수에게 호신술을 배우는 항공사 승무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기내에서 주먹을 휘두르거나 난동을 부리는 승객이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소속 승무원인 메이슨 스티븐스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스티븐스는 "여성 종합격투기 선수에게 호신술을 배우고 있다"며 "폭력을 행사하는 승객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지난달 31일 프런티어 항공 여객기에서는 승무원을 성추행하고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린 승객이 초강력 테이프에 결박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달 6일에는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소리치며 탑승구를 열려고 한 승객이 승무원들에게 저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교통안전청(TSA)은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했던 항공사 승무원 대상 호신술 무료 강좌를 지난달 재개했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좌이지만, 이미 수백 명의 승무원이 등록했다고 한다.

미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1년 3개월간 최소 69건 이상의 기내 승무원 폭행 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 기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승객들인 것으로 전해졌다.FAA 감독관 출신인 소냐 라보스코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발 3만5000피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승객이 난동을 부리면 그를 바닥에 넘어뜨려 제압한 뒤 수갑을 채우는 등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