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열도에서 다시 한 번 '삐약'

일본 프로탁구 T리그 입단
신생 '아스티다' 소속으로 출전
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탁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탁구 요정’ 신유빈(17·사진)이 일본에서 프로로 데뷔한다.

9일 탁구계에 따르면 신유빈은 다음달 새 시즌을 시작하는 일본 프로탁구 T리그에 출전할 예정이다. 신유빈은 소속팀 대한항공 선배인 김하영(23)과 후쿠오카를 연고로 둔 신생 여자팀 규슈 아스티다 유니폼을 입고 약 반년간 2021~2022시즌을 소화한다.2018년 출범한 T리그는 중국 슈퍼리그와 함께 아시아 프로탁구의 양대 산맥으로 통한다. 남자부는 4개 팀, 여자부는 5개 팀이다. 단체전 방식으로 리그가 치러지고 여자부는 팀당 20경기를 소화한다. 신유빈은 도쿄 수도권 팀에서 먼저 입단 제의를 받았지만, 신생팀인 아스티다를 선택했다. 신유빈의 아버지 신수현 수원시탁구협회 전무는 “아스티다가 신생팀이어서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인 신유빈은 ‘막내 에이스’로 불린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예선에선 패자부활전까지 몰린 한국에 귀중한 2승을 안겼다. 당시 프랑스를 상대로 3-1 승리를 이끌었고 올림픽 출전권 티켓을 선물했다. 도쿄올림픽에선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경기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앳된 외모에서 나오는 ‘삐약’ 기합으로 ‘이모·삼촌 팬’들을 끌어모아 스타성을 입증했다. 강문수 대한항공 감독은 “신유빈이 T리그에 나가는 게 경기력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 상황이 바뀌어 일본 출국·귀국 절차가 까다로워지면 일본 프로 무대 데뷔가 무산될 수 있다. 앞서 신유빈은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고 접종 후 2주가 지난 뒤 일본에 입국해 올림픽 후 자가격리 면제 대상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고 14일 격리가 의무화되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경기해야 하는 신유빈이 T리그 일정을 소화하는 게 어려워진다.신유빈은 당장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전에 출전한다. 정영식(29), 장우진(26), 전지희(29), 서효원(34) 등 남녀 단식 세계랭킹 상위 2명이 대표로 자동 선발됐고, 이번 선발전에서 남녀 각각 3명을 더 뽑는다. 3위 안에 들면 오는 11월 미국 휴스턴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신유빈은 다음달 28일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