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찰, 해운대 외국인 폭행 논란에 "양쪽 모두 취해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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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0여명, 해운대서 노마스크·술판·춤판한 시민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산책로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외국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 "스탑! 디스 이즈 코로나 타임!" 외치자
흑인 남성 달려와 얼굴에 주먹 휘둘러
부산경찰청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 담겨"
"상호 시비 하 폭행 사건…노마스크도 글쎄"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제 해운대에서 노마스크 파티 외국인들에게 폭행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작성자 A 씨는 "8일 오후 10시 30분께 지인 2명과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해운대 해수욕장의 한 호텔 뒤 해변 산책로에서 20여 명의 외국인이 큼지막한 스피커를 어깨에 올려놓고 노래를 크게 틀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몇몇은 술도 마시며 춤도 추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 외국인 무리에 '스탑! 디스 이즈 코로나 타임!'이라고 외치자 바로 무리 중 한 명이 제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고, 저를 밀치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경찰이 도착했고 이것저것 수사를 하는 듯했으나 조금 뒤 외국인들이 하나둘 슬며시 도망가 세네 명만 남아있었다"라며 "적극적으로 저를 밀친 흑인마저도 자리를 뜬 상황이었다. 경찰은 피해자인 저만 '진술서 작성을 위해 동행하자'고 했다"라며 경찰 측이 가해자의 도주를 방조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A 씨는 "외국인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보낸 경찰이 원망스러워 '왜 외국인들과 같이 조사를 받지 않고 나만 경찰서에 가는 것이냐. 외국인 조사가 허술한 게 아니냐'고 항의를 했다"고 했다.
A 씨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는 한 누리꾼의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댓글 작성자 B 씨는 "너무 공감돼 로그인했다. 해운대 근처에 사는데 동백섬 돌며 자주 산책한다"며 "7월 중순부터 20시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닌다"고 했다.그러면서 "구청에 외국인 방역 위반을 신고했지만 답변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내용뿐이었다"며 "우리나라 땅에서 방역수칙을 꼬박꼬박 지키는 주민들을 기만하는 행동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측은 A 씨의 진술이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A 씨와 외국인들 모두 주취 상태였으며, 상호 시비 하에 발생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영상을 직접 본 결과 당시 양쪽 다 술에 취해 상호 시비가 된 것이고, 오히려 외국인의 옷이 찢어지는 상황까지 확인됐다"며 "다수 외국인과 시민들은 싸움을 말렸다"고 밝혔다. 또 "대다수 외국인들이 마스크는 착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이어 "관련자에 대해서는 해운대 경찰서 형사과에서 수사해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벌할 것"이라면서 "당시 신고 접수 후 30명이 넘는 인원이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