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큰손들 상반기 수익률 약진…"주식투자로 채권 부진 만회했다"

국민연금 5.8%…해외주식 성과
교직원공제회 9.1%로 1위

채권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
인플레 확대·금리상승 우려 영향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가 올 상반기 4~9%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부문 부진에도 주식 부문의 약진이 양호한 수익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주식과 대체투자 분야에서 두 자릿수 수익을 낸 영향으로 주요 연기금 중 가장 높은 9.1% 수익률을 기록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교직원공제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공무원연금공단, 노란우산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공제회가 모두 벤치마크(BM·목표수익의 기준이 되는 수익률)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89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올 5월 말까지 5.82%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별로는 국내 주식에서 12.98%, 해외 주식에서 14.34%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 상승률(11.5%)과 세계 주식시장 상승률(11.06%)보다 높은 수치다.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이자·배당수익과 외화환산이익이 반영돼 3.54% 수익률을 올렸다. 상반기 전체로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교직원공제회는 상반기 수익률이 9.1%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4%) 대비 성과가 돋보였다. 주식(14.3%)과 대체투자(10.1%) 부문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대체투자 중 기업금융 부문에서 독보적 성과를 거뒀다. 해외 기업금융에선 2019년 미국 소프트웨어사 엘리메에 투자해 1년여 만에 약 1300억원을 회수했다. 해외 인프라 부문에서는 글로벌 운용사 에버딘이 조성한 민관합작사업(PPP) 펀드를 회수해 약 147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사학연금은 8.22% 수익률을 냈다. 국내외 주식 부문에서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 부문도 9.19% 수익률로 존재감을 보였다.

공무원연금은 상반기 중장기자산 기준으론 6.8%, 단기자금(지급준비금)을 포함한 금융자산 전체로는 5.6%의 수익률을 올렸다. 주식 부문 수익률이 15.5%에 달했고 대체투자 부문도 7.5%로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노란우산공제회는 상반기 4.24%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전체 자산 중 채권 비중이 62%에 달하다 보니 다른 기관에 비해서는 낮았지만 목표수익률은 뛰어넘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7월 누적 기준 3% 후반대 수익률을 거뒀다. 이 역시 전체 자산 중 채권 비중이 6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대체투자 중 기업금융에서 5% 수익률을 기록한 점이 돋보였다. 주요 펀드출자자(LP)로 참여한 마제스티골프 매각 차익이 반영됐다. 주식 부문에서도 지난해 말 시작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성과를 거두며 10% 초반 수익률을 거뒀다. 이 밖에 행정공제회는 5.9%, 과학기술인공제회는 4.3% 수익률을 올렸다.국내 ‘큰손’들 모두 상반기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보였지만, 채권 부문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점은 공통 과제로 남았다. 경기 회복 기대와 인플레이션 확대 우려 등으로 금리가 상승(채권 가격 하락)해 채권 부문에서 평가손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채권 부문에서 목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조화채권 투자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우/차준호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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