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ETF 500개 돌파

순자산액 19년만에 180배 증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수가 500개를 넘었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특정 업종에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연금 계좌로도 거래할 수 있다는 점 등이 ETF가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10일 세 종류의 ETF가 신규 상장함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ETF가 총 502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2002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등 ETF 4종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지 19년 만이다. 2002년 3444억원이었던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6일 기준 61조8562억원으로 180배 증가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327억원에서 3조1741억원으로 97배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ETF는 주식형 상품만 있었지만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후 채권, 금, 원유 등에 투자하는 ETF가 나오며 시장의 양적·질적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지난해부터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미래차, 신재생에너지 등 특정 업종과 테마에 투자하는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전체 ETF 순자산총액은 2017년 8월 말부터 올해 7월 말까지 2.1배 늘었는데, 이 기간 업종섹터형(국내+해외) ETF는 7.5배 증가했다.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거래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주요 5개 증권사 연금 계좌의 ETF 잔액은 2019년 47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9613억원으로 6.3배 늘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