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의 '승부수'…한화, 태양광·풍력 앞세워 '글로벌 그린에너지 기업'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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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佛·獨 대형기업 제치고 'RES프랑스' 인수한화솔루션이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인 RES프랑스를 인수한 것은 기존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신규 진출을 추진 중인 풍력발전 역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유럽에 본격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입찰 과정에서 과감한 베팅을 통해 프랑스·독일 등 대형기업들을 제치고 RES프랑스를 인수한 배경이다.RES프랑스의 대주주인 영국 RES그룹은 지난 4월 신규 사업자금 확보를 위해 RES프랑스를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유력 인수 후보로 프랑스 최대 에너지기업인 토탈과 대형 건설기업인 빈치, 독일 최대전력회사인 RWE 등을 꼽았다. RES프랑스는 부지를 확보한 뒤 인허가를 거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이른바 ‘그린필드’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프랑스는 인허가를 거쳐 발전소를 가동하기까지 개발기간이 5~7년으로 비교적 길다. 재생에너지 초기 개발 사업에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와 풍력·태양광 개발사업 역량을 갖춘 RES프랑스를 노리는 회사가 많았다.한화솔루션은 프랑스·독일 대형기업에 비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조원이라는 과감한 베팅을 통해 인수에 성공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1999년 설립된 RES프랑스의 연간 매출은 수백억원 수준이며, 직원 수는 195명에 불과하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RES프랑스가 보유한 네트워크와 개발 역량 등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한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RES 네트워크·개발역량에 베팅
육·해상 풍력발전이 절반 이상
그룹 첫 재생에너지 兆단위 투자
조 단위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도 충분했다. 한화솔루션은 올초 유상증자로 약 1조3500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5월 12일 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한화는 산은으로부터 향후 5년간 최대 5조원의 자금을 저리로 빌릴 수 있다. 이 자금을 토대로 RES프랑스 인수를 단행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화솔루션측은 과감한 투자에도 RES프랑스 인수에 따른 효과가 투입자금 대비 훨씬 클 것으로 봤다. 다른 유럽 국가보다 태양광·풍력발전 프로젝트의 안전성과 수익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프랑스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22%에서 2030년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 유럽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국가다. 일조량이 풍부한 남부 지역은 태양광 발전 시간이 하루 5시간에 달한다.이뿐만 아니라 RES프랑스는 전체 사업권의 절반 이상을 육·해상 풍력발전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유럽시장에서 풍력 진출을 적극 추진하던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사업 부문인 한화큐셀로서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평가다. 더욱이 프랑스 북부지역은 북해를 접하고 있어 풍력 발전을 위한 최적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프랑스는 물론 유럽 내 한화큐셀의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