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열렸나…시진핑 집권 구도 주목

지도부 공개석상서 사라져…소식통 "후계 구도 안 보인다"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여름 휴가철에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이른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이달 초부터 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 등에 따르면 바닷가 휴양지인 허베이(河北)성 베이다이허의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시 주석도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정치국 회의와 집단학습에 참석한 이후 9일 현재까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터키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고 5일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에 관한 국제포럼에 서면 연설문을 보냈지만 이달 들어 모습을 직접 드러내는 활동은 없었다. 시 주석을 제외한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들의 동정 보도도 동시에 사라졌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보안이 강화되고 시 주석 등 지도부의 공개 활동이 자취를 감춘 것은 통상 베이다이허 회의 개최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매년 8월이면 중국의 현직 지도자와 당 원로들은 베이다이허에 모여 중요 정책과 장기 방향을 논의해왔다. 이는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다만 1인 지배가 공고해진 시진핑 시대에 베이다이허 회의의 정치적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중화권 언론들은 분석한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의제나 일정은 물론 개최 사실도 비밀리에 부쳐진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임기 연장을 비롯한 고위 인사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둬웨이는 고위층 인사 계획이 다뤄질 수 있어 이번 회의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시 주석의 후계 구도는 보이지 않는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2018년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한 시 주석의 3연임을 더욱 공고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다이허 회의와 오는 10월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 회의(19기 5중전회)에서 새로운 지도부 체제와 관련한 당 제도 개편이 논의되고 내년 당대회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과 그 밖의 주요 인사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 언론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후춘화(胡春華) 부총리, 리창(李强) 상하이시 당서기, 리시(李希) 광둥성 당서기 등을 차기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물망에 올린 바 있다.

이번 베이다이허에서는 미중 패권 대결과 코로나19 사태 대응, 경제 정상화 등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진핑 체제가 10년이 돼가면서 정치적 경쟁 세력이 모두 제거되고 최근에는 기업들도 된서리를 맞으면서 권력이 확고해졌다"면서 "후계 구도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원로들의 힘도 약해져 이번 베이다이허 회는 사실상 시 주석의 3연임을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