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일산화질소 표적 류머티즘 치료제 개발

동물실험서 효과 확인

포스텍 연구팀이 류머티즘 관절염을 비롯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이용할 수 있는 치료법을 새롭게 내놨다. 휴미라 등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기존 항체의약품과는 다른 접근법이어서 환자들의 선택지를 확장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원종 포스텍 화학과 교수(사진)팀은 류머티즘 관절염증이 발생한 환부에 투여해 염증 반응의 원인이 되는 일산화질소(NO)를 제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겔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신소재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머터리얼즈’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체내에서 일산화질소가 농도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데 주목했다. 일산화질소는 저농도일 땐 혈관을 확장하거나 세포 증식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심한 염증이나 암세포가 있는 곳 주위에서 생성되는 고농도의 일산화질소는 우리 몸을 공격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겔은 그물망 구조로 2가지 기능이 있다. 일산화질소 포집과 항염증제를 분비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물망에 포집된 일산화질소는 그물망이 풀어지게끔 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며 “그물망 안에 덱사메타손 등 항염증제를 넣으면 염증이 발생한 곳에만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일으킨 실험용 쥐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대조군과 비교할 때 하이브리드겔로 일산화질소를 제거하고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실험용 쥐의 치료예후가 뚜렷하게 좋았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TNF-a'나 'IL-6'의 농도도 낮아졌다. 휴미라와 악템라는 각각 TNF-a와 IL-6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항체치료제다. 그는 “일산화질소 포집으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세계에서 우리 연구팀이 최초”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교원창업기업 옴니아메드를 통해 이번 성과의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옴니아메드는 2019년 김 교수가 창업한 신약벤처기업이다. 일산화질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이용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함께 항암제,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선도(리드)물질 도출 단계에 있다. 옴니아메드는 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3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