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미끼로 1억 가로챈 '신종 사기'…공인중개사도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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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팔고 싶다' 가계약금 챙기고 잠적분양권 당첨자 행세를 하며 억대 계약금을 가로챈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신종 부동산 사기'에 일반 매수자는 물론 공인중개사까지 당했다.
경찰 "점조직 갖춰…전국 무대 수사 확대"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분양권을 위조해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이들에게 가계약금을 가로챈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하고 일당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위조한 신분증과 분양 공급계약서 등을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수법으로 가계약금만 받아 가로챘다가 적발됐고, 이 같은 수법으로 모두 8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 상당을 챙겼다.
이들은 특히 분양권 당첨 여부와 신분 확인 등 전산 업무가 어려운 오후 6시 이후를 노려 공인중개사들에게 전화해 "분양권을 팔고 싶다"며 매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권 전매를 기다리는 매수자들이 많아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A씨 등 일당은 아파트 매수자에게 회당 가계약금 1000만~3000만원을 챙기고 잠적했다. 매수자들이 입은 피해는 공인중개사가 모두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손해배상책임의 보상)에 따라 중개행위의 과실로 인해 거래재산상 손해가 바생한 경우 책임이 공인중개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범행 계획을 총괄 지휘하는 '총책'과 분양권 공급계약서를 위조하는 '위조책', 공인중개사와 매수를 속이는 '유인책', 범죄수익금을 계좌로 송금하는 '송금책' 등 역할을 분담해 점조직을 갖춘 이들의 범행 무대가 전국 곳곳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