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님~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요 [골린이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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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기자의 골린이 탈출기]매일 점심시간마다 로봇처럼 똑딱이를 연습하고 다시 찾은 연습장. 한 달 내내 똑딱이 할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교습 방법이 예전과 달라진 것인지 내가 골프 신동인 건지(?) 똑딱이 이틀 차에 반스윙법을 알려주셨다.
(2) 레슨 2~3주차 - 팔을 펴야 하는데
골프에서 공을 치기 전 발 자세를 잡고 클럽을 땅에 댄 자세를 어드레스라고 한다. 이 기본자세를 취한 후 스윙할 때는 몸이 자연스럽게 돌아가고 팔, 손, 몸이 삼위일체가 되어 클럽을 휘두르는 것이다.유튜브 등을 찾아보니 골프 스윙은 회전 운동이므로 회전축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목에서부터 등을 지나 허리에 이를 때까지 등을 곧게 펴고 엉덩이를 오리 궁둥이처럼 내밀어서 척추를 중심축으로 회전할 수 있는 바른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골프채를 잡는 것도 어색한 내가 어깨를 돌려 스윙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몸을 비틀다보면 뻐근한 것이 골프 초보들 갈비뼈 조심하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구나 싶었다.스윙할 때 공에 타격이 되는 순간 어깨부터 돌리는 내게 이미지 프로께서는 어깨부터 돌리지 말고 왼쪽 어깨가 벽에 막혔다고 생각하고 골반을 먼저 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시범을 보여주신 코치의 동작을 보면 나도 쉽게 될 것 같은데 내 몸은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
팔이 겨드랑이에서 떨어진다 지적을 받아서 그걸 신경 쓰다 보면 어느새 왼팔 팔꿈치가 구부러져 있고 이걸 신경쓰다보면 골프채가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하지만 '칭찬요정' 프로님은 여전히 그런 나를 보고도 '코어가 좋다', '너무 잘한다', '그 전에 무슨 운동 배우셨냐' 연신 칭찬을 해주며 힘을 북돋아 줬다.
어찌어찌 피니시까지 마무리는 되는데 비틀비틀 중심잡기도 힘들고 아직 어설프다.연습장을 나오는데 어깨 통증이 상당하다. 아무래도 긴장감에 있는 대로 힘을 주고 채를 잡은 탓이겠지. 하나를 배우면 또 그다음 동작은 더 어렵고. 하나를 배워서 신경 쓰면 전에 배운 건 까맣게 잊히고...백스윙을 할 때 왼팔을 구부리지 않고 쭉 펴는 건 여전히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골프 잘 치는 사람이 갑자기 세상에서 제일 멋있게 느껴진다.
골프 레슨받은 첫 2주간은 의욕에 불타서 레슨이 없는 날도 매일 연습을 했다. 25분 주 2회 레슨을 받는 것만으로는 프로님이 알려준 느낌이 어떤 건지 체득하기 어려웠다.
골프는 매일 해야 는다는 주변의 조언에 주말에도 일부러 회사까지 와서 30분이라도 연습을 하기로 했다. 덕분에 어깨는 파스투성이였지만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래서 골프 좀 친다는 사람들도 늘 시간 나면 연습장 가서 연습을 하는 거였어.'어느새 연예인 일색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우 리스트에는 골프 프로들이 가득 차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