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상장 신고식 '참담'…공모가 밑으로 '뚝'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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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초가 44만8500원, 공모가 밑에서 결정'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던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시초가의 경우 공모가보다 낮게 형성된데다가 종가도 공모가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장 막판 반등했지만 소폭 오르는데 그쳐
시총 22조1997억…공모가 기준보다 2.1조 줄어
10일 크래프톤은 시초가보다 5500원(1.23%) 오른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40만5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장 막판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결국 공모가 밑에서 장을 끝냈다.앞서 크래프톤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49만8000원보다 11%가량 낮은 44만8500원에 결정됐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22조1997억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24조3512억원)보다 2조15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선 '따상'(공모가 두 배 상장 후 상한가 진입)에 실패는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역시 공모가를 밑돌면서 공모주 투자자들도 평가손실을 입었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상장하는 크래프톤의 공모가(49만8000원)에 경쟁사 대비 30%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상장 직후 하방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현용 현대차층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출시되는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흥행을 가정한 매출처 다변화를 고려하더라도 유지되지 어려운 밸류에이션 수준이라 판단한다"며 "단일 지식재산권(IP)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고, 플랫폼 별도 매출도 모바일이 8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25~30배를 상회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의 콘텐츠화를 통해 2차 가공을 추진하고 있지만 넥슨·엔씨소프트 사례가 보여주듯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게임주의 리레이팅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이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 역대 2위 규모 공모가 무색하게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흥행에 참패한 만큼 이날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80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게임주 1위 수준이다.앞서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 속에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15대 1,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에 그쳤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받은 중소형 공모주들이 크래프톤보다 많은 증거금을 모았다.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은 점도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상장 주식 4889만8070주 중 최대주주 보유분,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1909만3426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상장일 유통 주식 비율은 39.05%로 카카오뱅크(22.6%),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63%) 등과 비교해 훨씬 높다.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91%로 다른 대형 공모주보다 낮다. 즉 기관 물량의 절반 이상은 상장 직후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