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中 기업 투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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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빅테크 때리기'에 실적 악화일본 소프트뱅크가 중국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한다. 중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때리기’가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규제 예측 어려워…당분간 관망"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뒤 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단속이 너무 예측하기 어렵다”며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소프트뱅크는 100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의 비전펀드를 조성하고 유망한 글로벌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해왔다. 비전펀드 투자액 중 중국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달한다고 FT는 전했다. 2000년부터 투자한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고,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호출업체 디디추싱도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빅테크 규제에 나서면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로 투자한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 2월 이후 지금까지 30%가량 하락했다.
디디추싱 주가도 6월 상장 이후 한 달도 안 돼 최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디디추싱은 중국의 안보를 위협했다는 이유로 상장 폐지 압박을 받고 있다.중국 당국의 규제는 소프트뱅크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 2분기(4~6월) 소프트뱅크의 순이익은 6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스크로 인한 실적 악화를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규제로 소프트뱅크는 예상됐던 큰 이익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