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류머티즘 관절염 새 치료법 찾았다
입력
수정
지면A19
'하이브리드겔' 환부에 투여포스텍 연구팀이 류머티즘 관절염을 비롯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이용할 수 있는 치료법을 새롭게 내놨다. 휴미라 등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기존 항체의약품과는 다른 접근법이어서 환자들의 선택지를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염증 원인 일산화질소 제거
김원종 포스텍 화학과 교수(사진)팀은 류머티즘 관절염이 발생한 환부에 투여해 염증 반응의 원인이 되는 일산화질소(NO)를 제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겔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신소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트머티리얼스’ 최신호에 실렸다.연구팀은 체내에서 일산화질소가 농도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데 주목했다. 일산화질소는 저농도일 땐 혈관을 확장하거나 세포 증식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심한 염증이나 암세포가 있는 곳 주위에서 생성되는 고농도 일산화질소는 우리 몸을 공격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겔은 그물망 구조로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일산화질소를 포집하고 항염증제를 분비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물망에 포집된 일산화질소는 그물망이 풀어지게끔 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며 “그물망 안에 덱사메타손 등 항염증제를 넣으면 염증이 발생한 곳에만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일으킨 실험용 쥐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대조군과 비교할 때 하이브리드겔로 일산화질소를 제거하고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실험용 쥐의 치료 예후가 뚜렷하게 좋았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TNF-a’와 ‘IL-6’ 농도도 낮아졌다. 휴미라와 악템라는 각각 TNF-a와 IL-6 농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항체치료제다. 그는 “일산화질소 포집으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세계에서 우리 연구팀이 최초”라고 했다.김 교수는 옴니아메드를 통해 이번 성과의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옴니아메드는 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3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