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현물가격 떨어지고 있지만…지금 주문하면 20주 뒤에나 받는다

자동차·산업 장비에 쓰이는
마이크로컨트롤러 공급난 여전
PC용 D램 등 일부 제품의 현물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업계의 평균 리드타임이 평균 20주를 넘어섰을 정도다. 지금 반도체를 주문하더라도 다섯 달 뒤에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서스퀘하나파이낸셜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월 기준 반도체 제품의 평균 리드타임은 전달보다 8일 이상 늘어난 20.2주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기관이 데이터를 추적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길다. 업계에서는 적절한 리드타임을 12~14주로 보고 있다.자동차와 산업 장비, 가전제품 등을 구동하는 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러의 부족이 두드러졌다. 이 제품의 7월 리드타임은 26.5주로 통상 수준인 6~9주의 세 배에 달했다. 전력관리 반도체도 쉽게 구하기 힘든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 5월 리드타임이 25.6주에 달했을 정도다.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자동차업계로 나타났다. 통신은 올해 자동차업계가 반도체 부족으로 1000억달러(약 115조69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 제품의 수령 기간도 늦춰지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에 대한 원인 분석은 다양하다. 일부 전문가는 반도체 구매업체가 재고를 과도하게 늘리면서 리드타임이 길어졌다고 주장한다. 재고 확보가 끝나면 반도체 수요가 뚝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체들의 설명은 다르다. 반도체 수급 안정을 위해 장기 계약을 희망하는 거래처가 늘면서 리드타임이 길어진 것으로,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찍고 증가세가 둔화되는 ‘피크아웃’을 논할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