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어지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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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한 청소년이 여러 개의 안경을 한꺼번에 쓰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도수 높은 렌즈들을 통해 보이는 소녀는 어지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가 김석진의 연작 ‘입시연대기’의 한 작품으로, 한 고등학생이 다른 아이들의 안경을 겹쳐 쓰는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촬영한 장면이다. 아이의 눈동자에 우리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이 담겨 있다.
작가는 2005년 역사교사로 부임할 때부터 교육 현장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진이 취미인 김씨는 글 대신 사진으로 우리의 학교를 담아나갔다. 21세기를 맞아 한국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었지만 교육 현장은 작가의 청소년 시절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었다. 단 한 번만 보던 대입시험이 수시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등으로 일부 대체됐지만 모두 아이들을 줄세우는 방법의 하나로 전락하고 말았다.김씨의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답답한 우리의 교육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16년 동안 작가는 한국 청소년들의 고민과 교육의 현실을 의미심장하게 포착했고 지난해 일우사진상을 수상했다. (자료 제공 류가헌)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