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없는 거 들키기 싫어요"…10대들의 가슴 찡한 중고 거래

중학생, 당근마켓에 사용 완료한 기프티콘 나눔 요청
이유 묻자 "생일인데 친구가 없어서…"
"부모님 실망 시키고 싶지 않아요"

"예쁜 추억 되길" 선물·편지 전한 고3
누리꾼들 "훈훈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0대들의 훈훈한 중고 거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A 군(14)은 온라인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 "다 쓴 기프티콘이라도 주세요. 부모님께 친구 없는 거 들키기 싫어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이를 본 B 학생(19)은 "왜 사용한 기프티콘을 받고 싶어 하는 건냐"며 대화를 시도했다.

A 군은 대화에서 "엄마는 저 친구 많은 줄 아는데 솔직히 친구가 많이 없어서, 엄마 아빠 실망하게 해드리기 싫다"라고 했다.

그는 부모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우려로 생일 파티는 하지 않지만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을 거라고 말한 것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A 군 주변에는 선물을 줄 친구가 없었다. 중고거래를 통해 받은 사용한 기프티콘이라도 보여줘 부모를 안심시키려 했던 것이다.

B 학생은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 보니 정말 이 친구에게 특별한 기억을 심어줘서 좋은 생일,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며 후기를 전했다.

이어 "빵집에 가서 작은 케이크를 하나 사고, 숫자 초 1과 4를 사서 그 친구 나이에 맞게 준비했다. 꽃도 한 송이 샀다"며 "나름 어리게 보이기 위해 편지에 그림을 그려 넣는 등 노력을 하면서 할 말도 전했다"고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선물과 편지를 받은 A 학생은 "엄마한테 자랑해야지"라고 한껏 기뻐한 뒤 당근마켓을 통해 또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B 학생은 "고3이라 크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그 친구가 생각하기에 기억에 남는 생일이 됐으면 한다"며 "어린 시절의 예쁜 추억으로 남아 잘 자라나길, 당근 친구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당근마켓의 순기능", "저 친구는 평생 잊지 못할 생일이 될 것", "마음이 정말 아름답다", "훈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