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바일스와 SNS의 폐해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Daniel Henninger WSJ 칼럼니스트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되겠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에게 일어난 일은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를 고민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이 같은 사태는 틀림없이 재발할 것이다.

바일스는 인스타그램에 ‘트위스티스(twisties)’로 불리는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스티스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다. 미 메이저리그(MLB) 올스타로 네 번이나 선정된 2루수 척 노블락이 트위스티스를 겪으며 1루로 공을 정확히 던지지 못한 사례도 있다. 그는 외야로 옮겨 선수 생활을 마쳤다. 단체전 경기를 포기한 바일스도 평균대 개인 결선 경기에 복귀해 동메달을 땄다.

소셜미디어 악영향 늘어

인류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결국 사라져갈 것이다. 하지만 정신건강 문제는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 프랑스오픈에서 기권한 오사카 나오미를 포함한 수많은 선수가 언급했듯 말이다. 도쿄올림픽에서 바일스가 보여준 모습 때문에 우리는 마치 동화적인 결말을 맺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표피를 걷어내고 바일스가 올림픽 때 마주했던 난장판을 들여다보자.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대 재학 시절 인터넷을 통해 친구들과 쉽고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동화처럼 멋진 생각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저커버그의 실리콘밸리 입성을 도와줬다. 아름답게 시작한 동화도 끝이 좋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안에서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사람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중 한 명이 바일스였다.

만약 삶이 동화였다면 현자가 나타나 재정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동화가 아니라 현실을 살아간다. 우리가 소셜미디어라는 꿈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이란 어떤 증거도 없다. 대중이 ‘유명세’를 부러워하는 것은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매료됐던 100년 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영화를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사람들은 “나도 저렇게 유명했으면 좋겠다”고 순진하게 생각했다.하지만 유명인들은 일상적으로 기꺼이 그들의 정신적 안정을 희생한다. 우리가 오늘날 소셜미디어로 성취한 것은 ‘신경증의 대중화’다. 오늘날 많은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 끊임없이 집착한다.

신경증이 대중화된 사회

경기 기권 후 논란에 휩싸였던 바일스는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에 10개가 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가 받는 중압감에 대해 해명하는 글이었다. 이후 다양한 기사가 쏟아졌다. 지난 10년 새 대학 내 정신건강센터를 방문하는 학생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청년들은 10년 전부터 새로운 미디어들을 접하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부모들은 ‘통제’를 이야기한다. 스마트폰을 감시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모들조차 유모차를 끌면서 아이폰을 사용해 문자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폐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페이스북을 해체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라. 우리의 해결책은 정신을 차리고 잃어버린 기초를 다시 찾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바일스의 사례는 이제 우리의 일상적인 사건처럼 익숙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Mark Zuckerberg Defeated Simone Bile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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