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1심 유죄

휴대전화 압수수색 중 폭행
징역 4개월 집유·자격정지 1년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27기)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29기·사진)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개월과 자격정지 1년을 12일 선고했다. 다만 징역형에 대해선 1년 동안 집행을 유예했다.독직폭행은 검사 또는 경찰 등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피의자 등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양 부장판사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피압수자의 물리력 행사는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며 “다만 휴대폰을 확보하려다가 물리력 행사가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29일 법무연수원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폰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의 몸을 눌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한 검사장은 당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뿐 폭행의 의도나 이유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인권을 수호하고 적법한 공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사 대상자를 폭행했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정 차장검사는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지만, 확정 판결이 아니어서 곧바로 직무가 정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작년 11월 법무부에 정 차장검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대검 감찰부에 기소과정 적정성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