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천명 안팎에 위중증 급증…전국 곳곳서 '병상 전쟁'(종합)

생활치료센터·감염병전담병원 가동률 80∼90%대…추가 확보 안간힘
기존 바이러스보다 확산 속도가 2.7배가량 높은 델타변이 등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한 4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번져 일일 확진자 수가 2천명 안팎으로 치솟자 병상 가동률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 병상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12일 현재 지역별 병상 포화율이 90%를 넘어 위태위태한 곳이 적지 않다.

◇ 무증상·경증 환자용 생활치료센터 포화…곳곳에 추가 지정
대구에서는 지난 4일 121명 확진으로 1차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이 때문에 동구 소재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에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 160실 가운데 여유분이 23실로 줄어 가동률이 90%까지 치솟았다.

대구시는 경북 경주 현대자동차 연수원에 280실 규모 제2 생활치료센터를 열어 가동률을 30%대로 낮췄지만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보고 세 번째 센터를 준비 중이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경북에서도 지난달 30일 농협 구미교육원에 생활치료센터를 다시 열었다.78실 규모로 14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센터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138병상이 차 8병상만 남았다.

부산에 있는 5개 생활치료센터 전체 가동률은 79.1%이다.

이 가운데 1센터 가동률은 92.3%로 포화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2곳은 대학 기숙사로 다음 달 개학 후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A 대학 기숙사 사용기간은 이달 말까지로 재계약이 필요하고 오는 28일까지로 계약한 B 대학 기숙사는 2주 연장 사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대학 측과 사용기간 연장을 협의하고 있다"며 "연장 사용이 어려우면 대체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86.7%로 전체 1천40병상 중 902병상을 사용 중이다.

대전에서는 유성구 전민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 생활치료센터에 89병상 중 6병상, 서구 관저동 한국발전인재개발원 생활치료센터에 116병상 중 22병상이 남았다.

하루 50명 안팎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남은 병상도 곧 채워질 것으로 보이는데 LH 토지주택연구원 생활치료센터는 이달 말까지만 운영하기로 돼 있다
이에 대전시는 다음 주부터 서구에 있는 대기업 연수시설에 제3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한다.

이곳은 무증상·경증 환자 5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시는 이날 공사에 들어가 이르면 다음 주 월요일부터 환자를 수용할 계획이다.

10일 666명, 11일 575명 등 이틀 연속 500명대 확진자가 쏟아진 경기지역 생활치료센터 11곳의 가동률은 65.7%로 전날(62.7%)보다 소폭 상승했다.

경기도는 병상 부족에 대비해 지난 10일 541병상 규모 생활치료센터를 확충해 전체 병상 수를 4천192병상으로 늘렸다.
◇ 감염병 전담병원 가동률도 80~90%대
이날 0시 현재 대구 감염병 전담병원 가동률은 91.8%로 여유가 없는 상태다.

경북 감염병 전담병원(경북도 지정 4곳·중앙 지정 1곳) 병상 가동률도 90%를 넘어 도 지정 4곳에 30병상, 중앙 지정 1곳에 8병상이 남아 있다.

이달 초부터 확진자가 80∼90명대 수준을 보이다가 최근 100명대를 넘어선 경남에서는 이날 0시 기준 전체 병상 가동률이 81.3%로 1천675병상 중 314병상이 남았다.

충북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청주의료원은 전체 115병상 중 94병상을 사용해 가동률이 81.7%이다.

그나마 최근 20병상을 급히 늘려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충주의료원은 병상 가동률이 95.9%로 123병상 중 여유분이 5병상에 불과하다.

비수도권에서 일일 확진자가 가장 많은 부산시는 확진자 급증에 대응해 감염병 전담병원 추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 일반 병상은 11일 기준으로 400개 중 339개를 사용해 가동률이 79.1%이다.

시는 지난 9일 33병상을 확충했지만, 가동률을 낮추기 쉽지 않고 부산의료원만으로 충분한 대비가 어렵다고 본다.

시는 매일 발생하는 확진자 20%는 입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하루 확진자가 100명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하루 20명 이상이 입원해야 해 퇴원자 수를 고려해도 대비가 필요하다.
◇ 위중증 환자용도 '불안 불안'
충북에서 위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충북대병원(37병상)과 오송베스티안병원(162병상)에는 각각 13병상, 31병상만 남았다.

이 병원들은 국가지정 병원으로 타지역 위중증 환자까지 수용해야 해 병상 부족 사태가 언제 벌어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에서는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충남대병원 22병상 등이 모두 찼고, 대전보훈병원 64병상 가운데 10여 병상만 남아있을 뿐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경기 중증 환자 병상 여유분은 66병상에 불과하다.

202개 중 136개(가동률 67.3%)를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는 10일 민간 의료기관에 24병상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오는 16일까지 93병상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에서는 중증 환자용 74병상 중 47개를 사용해 가동률이 63.5% 수준이다.

경남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85%로 전체 61병상 중 52병상을 사용하고 있다.

경남도는 최근 확진자 증가 추세에도 그만큼 퇴원하는 확진자가 많아 당장 병상이 포화할 가능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마산의료원에 65병상, 창원경상대병원에 30병상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경남도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일일 80∼90명이 확진되지만 매일 비슷한 규모로 퇴원자가 나와 병상이 포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확진된 도민이 대기하는 사태는 없어야 하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대구시 시민건강국장은 "경증환자가 중증환자로 전환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거세 생활치료센터를 중심으로 병상을 미리미리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이덕기 김준호 이우성 손현규 박정헌 전창해 김재홍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