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역설'에 시름하는 호텔업…신용도 회복 키워드는 '고정비'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8월12일(14:5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호텔신라
대형 호텔 사업자들이 수요 기반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장기화를 겪으면서 동일 수요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리스크(위험)와 규모의 역설을 동시에 경험한 때문이다.한국기업평가는 12일 코로나19 장기화 속 호텔업의 신용도 이슈와 방향성 점검을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올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 평가에서 호텔 사업자의 신용도 조정은 별도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예상 실적을 반영해 신용도 조정이 단행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회복 속도가 저해되는 규모의 역설 현상"이라며 "코로나19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업체 간 이익창출능력 회복의 차별화 경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올 하반기 이후에도 호텔업의 실전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업체별로 신용도 방향성에선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고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구현과 업황 회복에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올 하반기 호텔업 매출 양상은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다만 적극적으로 통제된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수익성은 지난해를 저점으로 더디지만 점진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고정비 부담 정도와 주력 점포의 운영 효율성이 따라 업체별 실적 양상을 달라질 수 있다. 수요 정상화 전까진 매장 운영의 효율성이 저조할 수밖에 없어 다수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대형 사업자의 수익성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라고 점쳐지고 있다.

지 연구원은 "결국 수익성의 추세적 회복 여부와 재무부담의 통제 여부가 호텔업 신용도의 중요한 관찰 요인"이라며 "부진한 영업실적을 감안할 때 적절한 운전자본 조절과 투자 이연을 통한 재무안정성 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올 1분기 개선된 영업실적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는지가, 상대적으로 재무부담이 큰 호텔롯데는 자산매각을 통한 차입부담 완화 여부가 향후 신용도를 좌우할 전망이다.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장기 신용등급은 AA-다. 파르나스호텔의 장기 신용등급은 A+, 부산롯데호텔의 단기 신용등급은 A2+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