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이재용, 출소 첫마디…"정말 죄송"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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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큰 기대 목소리 잘 듣고 있다"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전 10시5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투자 계획·경영 복귀 시점은 안 밝혀
반도체·백신 등 경영 현안 곧바로 챙길 듯
가석방 신분으로 취업제한 등 활동엔 제약
이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또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향후 반도체, 백신 등 투자 계획과 경영 활동 재개 시점에 대한 질문엔 답변을 하지 않고 회사 측에서 준비한 제네시스 G80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 부회장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207일의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이 부회장은 체중이 10kg 가까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수감 기간 중 급성 충수염 수술을 받는 등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삼성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의사결정 공백으로 전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지난 1월부터 약 7개월 간 미뤄왔던 경영 현안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국민 신뢰 회복 방안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석방 신분이라 취업제한 등 경영 활동에는 제약이 따른다.
지난 11일 법무부 보호 관찰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 부회장은 출소와 동시에 형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 보호관찰을 받는다.이 부회장은 출소 뒤 10일 안에 관할 보호관찰소에 출석해 주거, 직업, 생활 계획 등을 신고해야 한다. 가석방 뒤에도 주거지에 상주해야 하고, 주거를 옮기거나 한 달 이상 국내외 여행을 할 때 보호 관찰관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보호관찰과의 지도와 감독에 따르고, 보호 관찰관이 방문하면 응대할 의무도 부여된다.
이 부회장이 유죄를 확정받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서는 형 집행 종료 이후 5년 동안 취업을 제한하고 있어 경영활동을 위해서는 법무부 장관의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이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해제를 검토하거나 고려한 바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등으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어 재수감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