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라이트] 나온 지 3달째인데…에스파 '넥스트 레벨', 돌풍 넘어 롱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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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라이트]
아티스트 비춰보기 '스타+스포트라이트'
식지 않는 에스파 '넥스트 레벨' 인기
가온차트 7월 월간 디지털 차트 2위
발표한 지 3달째인데 여전히 차트 상위권
강력한 SMP와 세계관…과거+미래 공존
대중성까지 얻으며 '넥스트 레벨' 올라 서

에스파(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은 가온차트가 최근 발표한 7월 월간 디지털 차트에서 1억2900만 이상의 가온지수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17일 발표된 음원은 가온 주간차트 9위로 진입해 무려 11주째 톱5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 MSG워너비, 헤이즈 등 쟁쟁한 음원 강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멜론, 지니뮤직 등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첫 인상은 상당히 낯설었다. 멤버별로 '아이(ae)'라 명명한 아바타를 두고 이를 활동에 접목하는, K팝 아이돌 신에서는 경험해본 적 없는 시도를 겸한 팀이었다. 시작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가상의 아바타가 현실의 멤버들과 어떤 유기성을 갖고 세계관을 쌓아갈 수 있을지, 무엇보다 이러한 콘셉트가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 따랐다.
데뷔곡 '블랙맘바(Black Mamba)'부터 과감하게 세계관을 전개했다. 아바타와 멤버들의 연결을 방해하는 존재를 '블랙맘바'로 설정하며 서사를 시작해나갔다. 강렬한 베이스가 인상적인 댄스곡 '블랙맘바'는 에스파와 만나 단순한 걸크러쉬 이상의 한층 강인하고 세련된 퍼포먼스로 표현됐다.
에스파는 '블랙맘바'로 갓 데뷔한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들을 냈다.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미국 제외)에 100위로 진입해 3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도 21위를 기록했다.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에스파라는 그룹보다는 K팝의 뉴 제너레이션을 여는 SM의 시도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듯 했다. 현실과 가상을 결합한 메타버스 기술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음악, 그리고 그 안의 세계관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바로 에스파였기 때문이다. SM의 독창적인 기획력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는 호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SM 팬들에게는 특히 반가운 포인트가 많았다. SM 프로듀서 유영진은 메탈릭한 멜로디, 웅장한 비트, 사회 비판적 내용의 묵직한 가사, 강렬하고 파워풀한 안무까지 독창적인 스타일을 구축하며 'SMP 아버지'라 불려왔다. H.O.T., S.E.S.를 시작으로 보아, 동방신기, 엑소, NCT 등 대부분의 SM 소속 가수들이 SMP를 선보였다. K팝의 역사와 함께 오래 유지되어 온 SMP의 정수를 이번 에스파를 통해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거친 보컬과 퍼포먼스, 추상적인 듯 직설적인 화법의 가사까지 '넥스트 레벨' 곳곳에서 SMP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SMCU가 구현되는 모든 공간을 '광야'라 칭한다는 청사진을 그린 SM의 세계관이 접목되니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다는 말이 적격이다. 화려한 비주얼을 기반으로 대중성을 노리는 전형에서 벗어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넥스트 레벨'은 뮤직비디오 공개 32일 만에 유튜브 1억뷰를 돌파했다. 또 미국 빌보드의 '빌보드 글로벌 200', '빌보드 글로벌 차트',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 입성, '블랙맘바' 때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멜론 차트가 개편되기 전, 24시간 누적 단위 이용량을 집계하는 '24Hits'에서도 1위를 찍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