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벼슬? 마스크 왜 안 써"…위태로운 촬영장 방역 [건강!톡]

"마스크 없이 촬영을 해야 하다 보니…"
'음성' 확인서 없이 촬영장 출입 불가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촬영장 방역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방역 당국의 방역 지침에 따르면 얼굴을 보여야 하는 공연(무대에 머물 때로 한정), 방송 출연(촬영할 때로 한정, 유튜브 등 개인방송은 사적 공간에서 촬영할 때로 한정)은 마스크 미착용 과태료 부과 예외사항이 적용된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방송가에서도 확진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보니 "마스크를 벗고 방송을 하는 출연진을 보는 게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대탈출'은 오프닝에서 출연자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고 등장했다. 야외 주차장 오프닝이었지만 마스크를 쓰고 진행한 것. 이후 준비된 세트에서 촬영이 진행될 때에야 마스크를 벗고 등장했다.

프로그램마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촬영했다'는 자막이 등장하고 있다. 과연 촬영장에서는 어떤 방역이 이뤄지고 있을까.

"음성 확인증 없인 출입 못해요"

지난달 방송가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후 촬영장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내 음성 확진 판정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주일에 2~3회 검사를 독려하고 음성 확인서를 확인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자가진단 키트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촬영은 많은 사람이 한정된 공간에 있다는 점에서 인구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거리두기'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최소한으로 인력을 감축한다고 하더라도 필수 인원 자체가 많다. 때문에 사전 검사와 촬영장 소독 등을 더욱 철저히 진행한다는 평이다.


촬영장 방역 "특별할 건 없어요"

몇몇 방송 촬영장에 참여했다는 방역 전문가는 한경닷컴에 "주로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방역 의뢰가 온다"며 "촬영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부분이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집기물, 화장실, 출입구 등의 손잡이 등 바이러스 노출이 쉬운 곳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역 업체 관계자 역시 "고가의 장비 등에 약물이 튀지 않도록 주의를 주긴 하지만, 그 외엔 다른 내용이 없다"며 "촬영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니 더욱 신경 쓰는 부분은 있는 거 같더라"라고 말했다. 촬영장에서도 카메라 밖 대기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몇몇 연예인들이 대기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포착이 되고, 사회적으로 비난이 이어지면서 카메라 밖에서 마스크 착용도 더욱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매니지먼트 홍보 관계자는 "수시로 손을 세척하고, 주변을 알코올 티슈로 닦는 개인 방역도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며 "확진 판정을 받으면 '민폐'라는 인식 때문에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촬영장에서도 마스크써야 할까


코로나19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고 간단한 방법은 '마스크'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철저한 방역을 내걸어도 시청자들이 의심의 눈빛을 보이는 이유 역시 "출연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다.

작가이자 방송인 곽정은은 "저는 팬데믹 시대에 마스크를 쓰는 것은 의무이며 동시에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자기 자신을 지킬 권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 이후에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이 전염병으로부터 지킬 권리"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상사가 마스크를 벗고 일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권리를 빼앗기는 것이 될 것"이라며 "걸리면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혹은 전혀 모르던 누군가에게 크나큰 아픔을 줄 수도 있는데, 조마조마하지 않은 맘으로 녹화하는 방송인은 없을 것"이라면서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