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도 예상치 못한 호연, 학생들 열정으로 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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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꿈나무로 구성된 솔라시안유스오케스트라"김선욱과 백건우는 보고 싶은데 오케스트라가…."
백건우 김선욱 지도로 협연 배우고 맹연습
12일 대구콘서트하우서 첫 공연…뜻밖 호연에 갈채
솔라시안유스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앞두고 한 온라인 클래식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대가들의 협연은 보고싶지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새내기 음악 전공생들이라 티켓을 사야 할지 고민된다는 것. 하지만 지난 12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공연은 예상을 뒤집었다. 까다로운 레퍼토리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솔라시안유스오케스트라는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전국 각지의 클래식 꿈나무를 모아 오케스트라 교육을 해주는 프로젝트성 악단이다. 독주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음악 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로, 단원 대부분이 오케스트라 공연을 처음 접한 새내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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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올라선 단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단원은 계속 바지를 손바닥으로 쓸어만지며 마음을 달랬다. 미하일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부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 베토벤의 '교향곡 5번'(운명)까지 짜임새 있는 화음이 흘러나왔다. 일주일 동안의 노고가 빛을 발한 것. 김선욱도 자신의 강점인 강세 조절로 곡의 역동성을 극대화했다.첫 공연이라는 부담 때문이었을까. 단원들은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음정이 불안정한 부분도 몇 차례 있었다. 비올리스트 중 한 명은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 2악장을 연주를 마치고 공연장 밖으로 퇴장했다. 긴장감에 컨디션이 악화돼 응급실로 실려갔다. 교향곡 연주에 앞선 중간휴식(인터미션) 때는 악보와 보면대를 분실해 공연이 잠시 멈추기도 했다.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대가다웠다. 그는 단원이 무대 뒤로 나간 순간 3악장 첫 마디를 연주하며 어수선해질 뻔한 분위기를 다잡았다. 김선욱도 단원들을 다독이며 공연을 끝까지 이끌어갔다.
대구=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