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전 폭발사고로 방사성물질 서울로 유입?

팩트체크
12일 '중국 톈완원전 폭발' 소문 급속 유포…SNS서 큰 관심·우려
'핵연료 교체 중 폭발' 기술적으로 불가능…원안위 "사실 아니다"
중국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사고가 나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이라는 내용의 출처 불명의 '지라시'가 1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중국 톈완 원전 2호기 대규모 폭발 사고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상에 유포된 이 글은 "중국 장쑤성 소재 톈완 원전 2호기가 핵연료 재충전 과정에서 1번 증기발생기 온도 차이로 격리 밸브 이상 압력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해 시간당 124mSv 고농도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내용이다.

또 이 원전이 서울과 970㎞ 거리라면서 "방사능물질 세슘-137 검출, 이르면 금일 오후 3시경 고농도 방사능물질 한반도 상륙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방사성 핵종인 세슘-137은 피부를 뚫고 인체 내부를 조사(照射)하는 감마선을 방출해 다른 핵종보다 피해가 크고 위험하다.자연에서 존재하지 않는 인공 핵종으로 원전과 같은 시설에서 사고로 유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소문이 급속도로 퍼진 12일 오후 온라인상에서는 방사능 오염을 걱정한 시민들이 진위를 묻거나 걱정하는 질문이 넘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문건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텐완원전 2호기는 중국 동부 장쑤성 연안에 실재하는 발전 시설이긴 하다.

이 원전이 가압수형이라는 점을 근거로 '압력 이상으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이 문건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압수형 원자로의 상세한 작동원리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 문건의 폭발 과정이 기술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허무맹랑한 낭설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가압수형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교체할 때는 원자로 전원을 모두 끈 상태에서 원자로 뚜껑을 열어 교체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폭발사고를 일으킬 압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13일 연합뉴스에 "핵연료 교체는 원자로 전원을 다 끄고 압력을 다 없앤 뒤 이뤄지는 작업"이라며 "압력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압력 이상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무에서 핵연료를 교체할 때는 재장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지라시처럼 재충전이라는 용어는 아무도 쓰지 않는다"면서 "비전문가가 졸속으로 만든 가짜뉴스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 국토의 방사선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국가환경 방사선 자동감시망'에도 아무런 이상 징후가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중국과 가장 가까운 백령도의 시간당 공간 감마선량률은 12일 하루 동안 정상 수치인 0.07∼0.075μSv/h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시간당 공간 감마선량률은 일정공간에서 방사능물질이 발생하는 감마선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로 0.3μSv/h까지는 자연계에서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수치로 인식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운영하는 세계 방사능 지도에도 12일 중국과 한국의 방사선량엔 이상 수치가 측정되지 않았다.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국에 설치된 194개 감지기에서 12일 오전에 발생했다는 중국발 원자로 폭발에 따른 이상 징후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면서 "중국 국가핵안전국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지라시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