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해군 성추행' 77일 만에 보고 받아

文 "女중사 사망 사건 엄정 수사"

‘공군 여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도 안 돼 또다시 해군에서 성추행 피해 여간부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군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국방부와 해군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의 한 섬에서 육지로 파견된 해군 A중사가 전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성추행 피해를 정식 신고한 지 3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건을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한치의 의혹이 없도록 국방부는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잠잠하던 ‘국방장관 경질론’이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A중사는 인천의 한 섬지역 부대로 전입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지난 5월 27일 부대 상사 B씨와 부대 밖 식당에서 식사하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당일 A중사는 주임상사에게 이를 보고했지만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이후 두 달여가 지난 8월 7일 A중사는 부대 지휘관 등에게 면담을 신청하고 피해 사실을 알렸다. 9일 본인의 의사에 따라 상부 보고 및 피해 신고가 이뤄졌고 서욱 국방부 장관은 11일에 보고 받았다.

수사의 관건은 성추행이 발생한 5월 말부터 상부 면담과 신고가 이뤄진 8월 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본부 중앙수사대는 피해자에 대한 회유와 협박, 2차 가해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국회에선 “가해자가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추가 술자리를 강요했다”는 유족 측 증언이 나왔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