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尹 의원 40여명, PK·초선은 최재형…국민의힘 계파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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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인사이드내달 시작되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예비경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세를 불리며 계파 형성에 나서고 있다.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대결 구도 이후 보수 진영에 새판짜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계파 갈등, 패거리 정치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친이명박계 주축, 윤석열 지지
유승민·원희룡도 勢 불리기
홍준표는 '현역 줄 세우기' 비판
일각 "패거리 정치 재연 우려"
야권 1위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높은 지지율과 특유의 보스 기질을 바탕으로 친이·친박 이후 사라지다시피 한 대규모 계파 형성에 나서고 있다. 현재 윤 전 총장 대선캠프에 소속된 현역 의원만 15명으로, 총 40여 명의 의원이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친윤(친윤석열)계가 당내 최다 계파를 형성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친윤계는 과거 친이계 의원을 중심으로 뭉쳐져 있다. 윤 전 총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대검 중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에 중용되면서 친이계와 서로 호감을 쌓아온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친이계 출신 친윤 의원에는 대선캠프에서 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박성중 이달곤 이만희 의원 등이 있다.
충청과 강원에 지역구를 둔 의원도 눈에 띈다. 윤 전 총장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친가와 외가가 각각 충청, 강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에 윤 전 총장 입당 전부터 당내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권성동(강원 강릉) 등 각 지역 맹주를 비롯해 이종배(충북 충주),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 등이 윤 전 총장 편에 섰다. 이외에 검사 임관 동기인 정점식 의원과 친홍준표계로 불렸던 윤한홍 의원도 윤 전 총장 캠프에 들어가 힘을 보태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광복절을 맞아 서울 효창동 효창공원을 찾아 백범김구묘역과 삼의사묘역, 임시정부 요인 묘역 등을 차례로 참배했다. 현역 의원 없이 혼자 일정을 소화해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계파 정치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반윤(반윤석열)계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면서 기존 국민의힘 내 계파를 초월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최 전 원장 캠프에서 전략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은 친박계, 기획총괄본부장인 조해진 의원은 친이계 출신이다. 반윤계 김용판 의원도 현역 의원 중 최초로 최 전 원장 지지를 선언했다.
초선과 부산·경남(PK) 지역 의원도 다수 최 전 원장을 따르고 있다. 최 전 원장과 같은 ‘입양 가족’인 김미애 의원(초선·부산 해운대을),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박수영 의원(초선·부산 남구갑) 등이 최 전 원장을 돕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초선 의원이 대거 최 전 원장을 지지하면서 새로운 세력 형성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정경희 조태용 등 초선·비례의원과 함께 서울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대선캠프는 과거 바른정당 출신 친유(친유승민)계 의원들로 꾸려졌다. 직능본부장을 맡고 있는 유의동 의원을 비롯해 김희국 강대식 김병욱 신원식 의원 등은 모두 유 전 의원이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 함께 이동했던 인물이다. 이들 외에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웅 김예지 유경준 의원도 유 전 의원 캠프에 참여하며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대선캠프에는 아직 현역 의원이 합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원 전 지사의 현역 의원 지지 모임인 희망오름에 참가한 이채익 윤재옥 박성민 엄태영 구자근 윤두현 의원 등이 친원(친원희룡)계로 활동하면서 캠프 밖에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이들 의원은 대부분 지역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 최다선이자 직전 당대표 선거에 나섰던 조경태(선거대책위원장), 하영제 의원(비서실장)을 캠프로 영입했다. 홍 의원은 유력 대선주자들의 ‘현역 의원 줄 세우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캠프 인사 외에 지지를 밝힌 현역 의원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