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놔두고…"왜 카드사만 압박하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

카드업계 "기울어진 운동장"
빅테크가 더 많은 수수료 받는데…
'역마진 구간' 카드사 역차별

빅테크 "카드사와 단순 비교 말라"
망 운영비 등 다양한 원가 반영
가맹점 관리 최소 운영비만 받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시기가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신용카드업계가 떨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수수료를 더 내리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수료를 여러 번 내린 카드사들 사이에서 빅테크(대형 인터넷 기업)와 ‘역차별’한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의 수수료가 카드사보다 비싼데 카드사만 인하 압력을 받고 있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반면 빅테크들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수수료, 망 운영비, 기타 부가 서비스 등 다양한 원가가 간편결제 수수료에 반영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카드업계 “역마진 구간” 진입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는 가맹점 매출에 따라 신용카드 결제액의 0.8~2.3%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전체 가맹점의 96%는 영세(연매출 3억원 이하)·중소(3억~30억원) 가맹점으로 분류돼 0.8~1.6%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업계에선 적어도 1.5% 정도는 받아야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역마진’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카드업계 입장이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소상공인 표를 얻기 위해 카드사의 팔을 재차 비틀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금융당국은 3년마다 컨설팅업체의 원가분석, 업계와의 협의 등을 토대로 적격비용(가맹점이 부담하는 것이 합당한 비용)을 정하고 카드 수수료율에 반영시킨다.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을 근거로 이뤄지는 작업인데, 결과는 늘 ‘인하’ 쪽으로 흘러갔다. 새로운 수수료율은 오는 11월께 확정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더 이상 인하 여력이 없을뿐더러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사들과 비교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주문형 가맹점과 결제형 가맹점으로부터 각각 2.2~3.63%와 1.21~2.75% 수수료(카드 수수료·부가가치세 10% 포함)를 받고 있다. 결제형 가맹점에는 단순 결제만 지원하고 주문형 가맹점에는 교환·반품 등 업무 관련 각종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는 수수료 체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카카오페이의 수수료율은 1.04~2.5% 수준이다. 영세 가맹점을 기준으로 카드사 수수료율(0.80%)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보다 낮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5~1.47%지만 카카오페이의 계좌이체 방식 직불 결제 수수료율은 1.02~2.28%에 달한다.

“카드 수수료와 단순 비교 부당”

빅테크는 자신들의 수수료를 카드사와 단순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PG사로서 가맹점 모집과 관리 등을 진행하는 데 대한 ‘최소한의 운영비’를 더 받을 뿐”이라며 “페이 수수료에 카드 수수료가 포함돼 있어 간편결제 사용이 늘어날수록 카드사 수익도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3년마다 수수료율을 검증받지만 전자금융업자로 분류된 페이사는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고 각종 프로모션도 자유롭다”며 “이런 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반박했다. 카드사가 디지털 전환이나 마케팅 효율화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것도 업계 불만이다.

빅테크업계에선 ‘동일 라이선스 동일 규제’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카드사가 규제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빅테크 관계자는 “여신 라이선스가 있는 카드사는 할부와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 약정), 카드론 등 대출을 통해 이자 수익도 얻기 때문에 건전성 규제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에선 총량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여신 관련 별도의 규제가 있는 만큼 수수료 가격 규제까지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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