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고승범·윤종원·변양호…'한승수 친위대' 35년만에 재조명

1996년 8월 27일. 당시 한승수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명된 직후 각 국·실의 30대 중후반의 에이스 과장·서기관 7명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기존 업무를 이어가는 동시에 한 부총리의 특명이 떨어지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점검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당시 언론은 이 TF를 놓고 이른바 '한승수 친위대', '한승수 사단'으로 이름을 붙였다.

한승수 친위대가 꾸려진 뒤 35년이 지난 직후 다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TF 반장은 당시 재정경제원 최고 에이스로 꼽히던 변양호 산업경제과장이었다. 그는 관료들이 책임 추궁이 뒤따를 수 있는 정책 판단을 피하고자 하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의 주인공이다. 2005년에 그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낼 당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헐값 매각했다는 시비에 휘말려 구속된 사건에서 생겨난 신조어다. 현재는 VIG파트너스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TF에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이성한 주택금융공사 비상임이사 등도 TF 멤버였다.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를 동시 합격해 '고졸 신화'로 불렸던 김동연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재임 기간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 등을 놓고 청와대·여당과 마찰음을 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범야권 대선주자로 꼽힌다.

고승범 후보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거쳐 2016년 4월 금통위원에 선임됐다. 이달 5일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됐고 이달 27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윤종원 행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거쳐 현 정권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하나 같이 현 정부 경제정책은 물론 금융계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다. 그만큼 재정경제원이 '인재의 산실'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승수의 인재 선구안이 재부각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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