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점령' 아프간 수도 카불…미국 떠나고, 중·러 남는다

중국·러시아 대사관 그대로 '유지'
미국 등 서방국가 탈출…'제2의 사이공' 방불케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린 시민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P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대사관들이 모두 철수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대사관 인력들은 현지에 남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16일 중국 대사관은 카불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날 카불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 대사관은 "중국의 안전과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 아프간 여러 파벌과 접촉했다"며 "카불에서 철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중국 대사관은 중국인들에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외출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드미트리 쥐르노프 아프가니스탄 주재 러시아 대사도 이날 자국 방송인 '로시야-1'에 출연해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평소처럼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현재 직원, 시설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처럼 차분하게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비해 미국 국무부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국 대사관 인력이 모두 대피했다고 밝혔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서방의 대사관들은 모두 탈 아프간에 나서 공항과 부두는 '제2의 사이공'을 방불케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