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수묵과 金이 그린 독도…이철규 '독도무진도'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수묵으로 그린 독도가 바다에 떠 있다. 절제된 표현으로 그린 소박한 바위섬에서 짙은 한국적 미감이 느껴진다. 반면 수면에 비친 독도의 모습은 순금박으로 표현돼 있다. 화려함과 부를 상징하는 소재인 금이 수묵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상반된 두 소재가 만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은은한 기품을 풍긴다. 한국화가 이철규(61·예원예술대 융합조형디자인학과 교수)의 ‘독도무진도(獨島無盡圖)’(2020)다.

이 작가는 닥죽으로 두꺼운 한지를 만들어 그림을 그린다. 그 후 순금박을 얇게 펴서 붙이는 ‘개금(蓋金)’ 작업을 통해 수묵화와 금을 결합한다. 독도무진도 연작은 금과 먹으로 독도와 섬의 그림자를 표현한 작품들이다. 섬을 금박으로, 수면에 비친 모습과 배경을 먹의 농담으로 표현한 작품부터 금박 위에 색을 입힌 작품까지 변주가 다양하다. “영원불멸의 가치를 상징하는 금을 통해 독도의 가치를 표현했다”는 설명이다.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이철규 개인전 ‘자연과 상생’이 열리고 있다. 금을 이용한 회화 22점과 한지로 형상을 빚은 뒤 금박을 붙인 108점의 불상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