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코발트 확보 나선 배터리업계의 '화두'…"채굴부터 ESG 경쟁력"

LG에너지솔루션, 호주AM과
친환경 처리된 니켈 구매계약

SK이노, 스위스사와 코발트 계약
생산과정 전반 외부감사 받기로
전기자동차 배터리업계는 핵심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등의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광물 채굴 과정부터 친환경성을 따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까지 갖추기 위해 안간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M)’와 니켈 가공품(MHP)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LG 측은 2024년 하반기부터 6년간 니켈 7만1000t, 코발트 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130만 대분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회사 관계자는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빠르게 증가하는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AM은 니켈, 코발트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광물 찌꺼기를 ‘드라이 스태킹(건조 및 축적)’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기존 방식보다 비용이 더 들지만 폐기물을 즉시 중화 처리하기 때문에 환경 측면에서 우수해 ESG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AM은 ‘책임 있는 채굴 보장을 위한 이니셔티브(IRMA)’에도 가입해 윤리적·친환경적 채굴을 위한 독립기관의 검·인증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코발트 생산 세계 1위 스위스 글렌코어와 2025년까지 코발트 3만t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순수 전기차 300만 대분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두 회사는 매년 독립기관으로부터 코발트 생산 과정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기로 했다. 코발트 주요 생산지인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는 아동노동 착취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윤리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 2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삼성SDI는 지분 투자를 통해 원재료 수급 안정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요 광물과 관련해 지분 투자 및 장기 구매 계약을 통해 수급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