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정위 조사 방해' 현대중공업 압수수색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던 중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울산 현대중공업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고진원 부장검사)는 최근 울산 현대중공업 등을 압수수색해 내부 문건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이번 강제수사는 시민단체들이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 임직원 4명을 증거 인멸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2014∼2018년 현대중공업이 200곳가량의 사내 하도급업체에 선박·해양플랜트 제조작업 4만8천여건을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작업 시작 후 발급하고, 하도급 대금도 깎았다며 2019년 말 과징금 208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2018년 10월 현장조사 직전 중요 자료가 담긴 하드디스크 273개와 컴퓨터 101대를 교체해 조사를 방해했다고도 밝혀지만, 이 부분에 대해 회사에 1억원, 소속 직원에게 2천500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했다. 이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은 지난해 6월 말 공정위가 조선사 하도급 불공정 거래 실태를 조사한 2018년 당시 현대중공업이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닉·파기했는데도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공정위와 시민단체 고발 건을 묶어 수사한 뒤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