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이름 언급 안 돼" 대선 예비후보, 선관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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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천 "예비후보 제도 유명무실"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김기천 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여론조사의 불공정을 지적하고 나섰다. 6000만 원에 달하는 기탁금을 내고 예비후보 등록을 하였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은 예비후보 등록도 안 했는데…"
"6천만원 냈는데 단 한 차례도 언급 안 돼" 불만
17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의료기기 업체 닥터킴 대표 김 예비후보는 지난 7월 12일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이후 여러 차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그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김 예비후보 측은 정치 기득권으로 인한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예비후보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예비후보는 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제도의 '유명무실'을 주장했다.
김 예비후보 측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우는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음에도 매번 여론조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이 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훌륭한 예비후보자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국민들은 그(예비후보)가 대통령에 출마한 줄도 모르게 될 것"이라며 "결국 예비후보 제도는 허울 좋은 제도에 불과할 뿐 그 본래의 기능을 다 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비후보 제도가 진정으로 그 가치를 가지려면 예비후보로 등록이 되는 순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예비후보의 이름이 반드시 거명되도록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헌법 전문에도 보장된 기회균등의 원칙에도 맞으며, 정치 기득권 세력의 선점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 시켜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유능한 정치신인이 더 쉽게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김 예비후보가 이 같은 문제점을 종합해 선관위에 문의했으나 선관위는 "여론조사 질문은 여론조사 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라고 대답했다.
김 예비후보는 "선관위의 답변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여론조사 기관이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더라도 선관위는 관여할 수 없다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함과 동시에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선관위를 직무유기로 고소했다.다음은 김 예비후보가 선관위로부터 받은 답변 전문.
공명선거 실현에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정인을 선거여론조사에 포함하거나 제외할지 여부는 그 사람의 정치적 비중과 행보, 국민적 관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여론조사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며, 본 위원회가 선거여론조사에 특정인을 포함하거나 제외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권한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위원회가 법적 근거나 권한 없이 위와 같은 요청을 여론조사기관 등에 통지·안내하는 것은 해당 기관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 선거여론조사를 통한 자유로운 여론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귀하의 요청을 수용하기 어려움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