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확산으로 1만개 부품 줄어든다는데…車 부품사 신용도 '어쩌나'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8월17일(06: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기아
중견 이하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사업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완성차 업체들의 사업 방향성에 따라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저성장 국면에 적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한국기업평가는 17일 코로나19 장기화 속 자동차 부품 산업의 신용도 이슈와 방향성 점검을 통해 이처럼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전통적인 내연 기관 중심의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수요의 양적 성장 둔화 속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고급차,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차종 구성 개선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또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비한 준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계열사를 통해 수직 계열화 했던 내연 기관 생산 공정처럼 전기차 생산도 계열사를 통한 수직 계열화를 진행하고 있다.한국기업평가는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상위 자동차 부품 업체와 하위 업체 간 대응 능력이 크게 차이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내연 기관차를 구성하고 있는 3만여개 부품 중 동력 생성 장치인 엔진과 동력 전달 장치인 트랜스미션을 필두로 1만여개 부품이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위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한 대응을 적절하게 하고 있지만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적극적인 준비를 못 하고 있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진단이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트랜스미션과 엔진 등 동력 계통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주력 사업을 대체할 만한 아이템을 확보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공급 물량이 감소하고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창출현금을 통해 연구개발 등 투자 재원 확보가 어려운 부품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도 미래 시장에 대한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당분간은 내연 기관차 중심의 산업구조가 이어지겠지만 각국의 환경 규제 정책과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생산 계획을 감안하면 2025년 이후엔 단품 위주의 내연 기관용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업체는 신용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