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거절' 비디아이, 앞으로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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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보고서 감사의견 '거절'…관리종목 지정화력발전소 탈황설비 전문업체인 비디아이가 바이오 등 야심차게 신사업 추진에 나섰으나 감사의견 거절과 함께 수익성 악화까지 겹치며 발목이 잡혔다.
일부 채권자, CB 등 사채권 조기 상환 요구하기도
본업도 위태…영업손실·순손실 적자폭 늘어나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디아이는 전날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외부 감사를 맡은 정동회계법인은 비디아이에 대해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비디아이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손실로 132억72000만원을 기록했다.같은기간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2.3% 줄어든 316억66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손실은 작년 상반기 36억원에서 108억원으로 불어났다.
6월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975억5500만원에 달한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89억2900만원을 초과하고 있다. 현재 부채비율은 784.4%에 달한다.
정동회계법인은 비디아이가 하반기에 추진 중인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등 채권의 발행 성패에 따라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자산과 부채 및 관련 손익항목에 대해 수정을 해야 하는 데 이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지난해 발행한 8회차 CB와 9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도 문제가 생겼다. 지난 3월 환기종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는데, 일부 채권자가 조기 상환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조기 상환해야 할 사채 규모는 총 39억원에 달한다.
이번 반기보고서 감사의견 거절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날 비디아이는 전날보다 870원(29.9%) 내린 204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감사인 의견이 미달일 경우 감사보고서 제출 다음 날에 해당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지정 당일 매매가 하루 정지된다. 비디아이는 전날 당일 매매가 하루간 정지됐다.관리종목에 지정된 후에 다음 정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2회 연속 정기보고서 기한 내 미제출 또는 2년간 3회 정기보고서 기한 내 미제출), 회계 관련 이슈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뒤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 등은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통상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합리적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해 의견 표명을 할 수 없거나 기업의 존립에 의문을 제기할 만큼 중대한 사항이 발견된 경우 또는 감사인이 독립적인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제시한다.
게다가 현재 관리종목 지정은 상장폐지로 언제든지 이어질 수 있는 '뇌관'인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꼼꼼히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이와 관련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비디아이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신약 개발 기업 '엘리슨 파마슈티컬스'에 투자해 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엘리슨은 현재 췌장암 2차 치료제 글루포스파미드를 포함해 폐암 및 소아 골육종 치료제 'ILC', 뇌암 치료제 'DBD'의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