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24억 번 웹툰작가 나왔다"…수익모델 강조한 네이버웹툰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온라인 기자간담회
스토리텔링 콘텐츠 생태계 확장 청사진 공개
다른 전략 취한 네이버 vs 카카오 웹툰 경쟁 격화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웹툰 온라인 기자간담회 화면 캡처]
한 해 최대 124억원. 회사 측이 공개한 네이버웹툰 참여 작가가 벌어들인 수익이다. 카카오웹툰 론칭으로 경쟁이 격화되는 웹툰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은 창작자 수익모델 'PPS(Page Profit Share)'를 강조해 차별화에 나섰다.

네이버웹툰의 다음 승부수는 콘텐츠 생태계 확장이다. 하이브, DC코믹스를 자사 플랫폼에 합류시켰다. 웹소설 1위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해 웹소설-웹툰-영상화로 이어지는 지식재산권(IP)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 하반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네이버웹툰, 작가 수익 위한 PPS 프로그램 가동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18일 네이버 밋업 온라인 행사에서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협업해 스토리텔링 콘텐츠 생태계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분야로 확대,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손잡고 슈퍼 IP를 웹툰이나 웹소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첫 협업 파트너는 하이브와 DC코믹스다. 네이버웹툰은 향후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하이브 산하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해 웹툰·웹소설을 만들거나, DC코믹스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오리지널 웹툰을 제작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IP 밸류체인'을 통해 하나의 IP가 웹소설, 웹툰,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겠다는 구상.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를 합친 네이버의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은 월간 사용자 1억6700만명, 창작자 600만명이 활동하는 명실상부 글로벌 1위 플랫폼이다. 앞서 네이버웹툰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바 있다.
네이버웹툰 로고
네이버웹툰 콘텐츠의 저력은 창작자에 대한 대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네이버가 최초 도입한 PPS의 수익 규모를 공개했다. PPS 프로그램을 통해 벌어들인 개인 작가의 최대 수익은 지난 1년간 기준 124억원에 달했다. 전체 대상 작가의 최근 12개월 평균 수익도 2억8000만원, 네이버웹툰의 PPS 프로그램 전체 규모는 총 1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웹소설-웹툰-영상화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을 완성한 만큼 향후 PPS프로그램의 기대 수익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네이버 PPS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인 웹툰이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 네이버의 IP 밸류체인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핫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출발 카카오웹툰, 새로운 UX로 승부수

카카오웹툰 홈페이지 캡처
올 하반기부터 업계 1위 네이버웹툰과 추격자 카카오웹툰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달 1일 카카오웹툰을 정식 출시했다. 프로젝트 '인피니트(INFINITE)'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카카오웹툰은 콘텐츠가 무한히 확장되는 형태로 디자인돼 눈길을 끌었다. 상하좌우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도 끝없이 디스플레이가 이어지고 웹툰 속 캐릭터들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형태로 구현돼 새로운 사용자경험(UX)에 초점을 맞췄다.일례로 드넓은 우주를 유영하는 '승리호' 등장인물이나 악귀를 물리치는 '경이로운 소문'의 캐릭터들 등 카카오웹툰 곳곳에서 작품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다. 메인 홈 스페셜 탭에 담긴 슈퍼 IP 애니메이션과 작품별 10초 안팎의 티저 영상 등도 기존 플랫폼과는 다른 경험을 이용자들에게 선사한다는 평가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달 27일 미디어 대상 사전공개 페이지(카카오웹툰 프리미어)를 통해 "작은 직사각형의 썸네일 이미지로 작품을 나열하던 지난 20년간의 관성적 디스플레이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고 설명했다.

웹툰 접근방식 확연히 다른 네이버 vs 카카오

카카오웹툰 메인화면 모습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양사 모두 웹툰 IP를 다루지만 접근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네이버는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1위 지배력을 이용해 국내외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다수의 작가와 작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작가들의 수익 다각화를 위해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방식의 다양한 IP 활용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웹툰은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한 UX 제공에 공을 들였다. 다만 이번에 적용한 움직이는 썸네일 등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역동적이고 화려하다"는 평가와 "낯설고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함께 흘러나온다.한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이 '작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카카오웹툰은 UX 등 '플랫폼'에 주력하는 차이점이 보인다"면서 "작가 입장에선 아무래도 네이버 쪽으로 쏠린 가능성이 다소 있어보인다. 역동성을 강조한 카카오웹툰 실험이 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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