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하락장서 빚투…신용융자 25조 넘어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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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서 5~18일 10.3조 순매수외국인의 기록적 매도 속에서도 개미들은 ‘사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 빚을 내면서까지 저가 매수에 나서는 개인이 늘어나면서 신용융자 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 못갚아 강제매도 하루 318억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은 코스피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10조26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주가가 급락한 반도체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를 6조8450억원, SK하이닉스를 2조130억원어치 샀다. 코로나19 이후 하락장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가 큰 수익을 낸 경험으로 다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개인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을 의미하는 신용융자 잔액은 17일 25조4712억원을 기록했다. 2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부터 사흘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유가증권시장 잔액은 13조9366억원, 코스닥시장은 11조5345억원을 기록했다.
빌린 돈을 제때 변제하지 못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일괄 매도해 빌려준 돈을 거둬들이는 반대매매도 증가하고 있다. 17일 반대매매 액수는 총 318억원으로 올 들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이달 들어 위탁매매 미수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사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을 거래하는 신용거래와 달리 위탁매매 거래는 주식 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3거래일간 대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거래다. 미수금은 3거래일째 투자자가 돈을 갚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이달 들어 2000억원대를 웃돌던 위탁매매 미수금은 17일 3987억원을 기록했다.
‘빚투’를 감행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반대매매나 주문제출 과정에서 생긴 착오 및 지연으로 증권사에 제기된 분쟁 건수는 총 74건으로 전년 동기(66건) 대비 12.1% 증가했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투자자보호부장은 “주가 변동폭이 클 때는 반대매매로 인해 손실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상환기간과 담보유지 비율, 추가담보 제공기한 등 관련 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