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철군 비판에 "혼란 불가피한 일"

"탈레반 협조하고 있어…미국 시민·외교관 등 대피하도록 해"
"미군, 미국인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머무를 것" 강조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철군에 따른 혼란은 불가피한 일이었다며 항변했다고 ABC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ABC와 단독 인터뷰에서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처음으로 미군의 철수를 옹호하면서 혼란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철군이 실수 없이 더 잘 처리될 수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내 생각에 그런 식(실수 없이)으로 처리될 수 있었던 것 같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이어 "이제 와 돌이켜 봐도 혼란 없이 그렇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결정을 할 때 지금 상황을 대가로 고려했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가 답변을 수정했다.

그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대가를 매기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나는 그들이 엄청난 것을 갖게 될 것이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몰랐던 것 중 하나는 탈레반이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무언가를 할 것이라는 점이었다"며 "그러나 그들(탈레반)은 협조하고 있다.

미국 시민을 내보내고, 요원과 대사관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그의 철군 결정으로 아프간에서 1만1천명의 미국인과 수만명의 아프간인이 긴급 대피를 하는 등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군 수송기인 C-17에 매달린 수백명의 아프간 사람들을 찍은 사진을 본 심정을 묻자 "이 상황을 통제해야 했다.

빨리 움직여야만 했다"며 "우리는 (카불) 공항을 장악해야 했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군 철군으로 발생한 혼란에 대해 초당적인 비판이 이는 것과 관련해 자신의 결정을 단호하게 옹호했다고 ABC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한 주 동안 일어난 일이 정보 수집과 계획, 실행 또는 판단에서 실패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는 단순한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을 비행기에 태우고 다른 나라로 떠날 때, 우리가 훈련한 아프간 군대가 무너질 때, 30만 명의 병력이 장비만 남겨두고 떠날 때 나는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냥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우리가 약속한 기간 내에 떠날 것이냐, 아니면 9월 1일까지 연장하느냐, 아니면 훨씬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하느냐는 문제였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나는 단순한 선택을 했다.

만약 내가 '우리는 머무를 것이다'라고 말했다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프간 내 미국인 철수를 위해 미군 철군 시한을 이달 31일 이후로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아프간에) 미국인이 남아 있다면 우리는 그들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