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0년 연속 파업' 위기…'현대차 이상 조건'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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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임단협 난항 거듭
르노삼성도 임단협 재개…4년 동결된 기본급 관건

기아 노사는 19일 오후 2시부터 11차 교섭을 갖는다. 지난 12일 9차, 17일 10차 교섭에서는 사측이 △기본급 월 7만원 인상 △성과급 200%+350만원 △격려금 230만원 △재래상품권 10만원 등의 제시안을 내놓았지만 노조가 거부하며 입장차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제공 △월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기본급 인상 △노동시간 주 35시간 단축 △정년 연장(최대 만 65세) 등이 담긴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별도 요구안으로 △미래 고용안정을 위한 투자방안 △전기차 전용 라인 △해외투자 철회 및 국내공장 투자 등도 요구했다.
파업권은 이미 확보했다.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고 지난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선 전체 조합원 2만8527명 중 과반인 2만109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따라서 기아 노조는 언제든 합법적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는 지난해 59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영업익도 2조5630억원으로 연간 목표치 3조5000억원을 이미 73% 이상 달성했다"며 "직원들 파업 찬성률이 높은 데다 현대차보다 인당 영업이익이나 성장성 모두 높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제시안에 쉽게 만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본급 인상을 둘러싼 노사간 이견이 크지만, 르노삼성이 파업을 재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은 내수 실적이 감소하고 별다른 신차도 없어 사실상 XM3 수출에 목숨줄이 걸렸다. XM3의 유럽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7월까지 수출 물량은 2만5169대에 달했다. 지난달 수출 물량 역시 4863대로 내수 전체 판매량인 4958대에 맞먹는다.
만약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 XM3는 '제2의 닛산 로그'가 될 수 있다.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에 연 10만대 규모 닛산 로그 생산을 맡겼다가 잦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심해지자 생산 물량을 조기 회수한 바 있다. 그 여파로 르노삼성은 생산량의 절반을 잃고 1교대 전환, 대규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르노삼성의 신차 배정 요구를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가 그 자리에서 거절할 정도로 그룹 내 르노삼성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며 "신차도 없는 상황에서 닛산 로그를 조기 단종시켰듯 XM3 생산공장도 언제든 이전할 수 있다. 당장은 노사 모두 그룹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