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매너있는 신사의 스포츠, 골프의 정신과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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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참 중요한 스포츠, 골프의 매력흔히 골프를 신사의 스포츠, 매너 스포츠라고 부른다.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이런 수식어가 붙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경기 중 심판이 없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왜냐하면, 골프는 자신의 양심이 곧 심판이 되는 유일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직과 매너가 중요한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처음에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면서 매너의 중요성을 느꼈던 기억이 강하다.

점수기록 하나도 페어플레이 정신, 골프

기본적으로 아마추어 골퍼는 동반자나 캐디와 점수를 상의하고 기록하며 경기를 진행한다. 프로 골퍼의 경우에는 스코어 카드를 제출할 때 반드시 선수와 마커의 최종 서명(어테스트 : 경기 후 상대방의 스코어 카드가 틀린 점이 없는지 확인한 후 사인하는 것)을 받는다. 주최 측은 이 모든 것을 전적으로 선수에게 맡기고 책임까지 부여한다.신뢰와 약속이 요구되는 골프룰 북

만약 한 사람이라도 사인을 안 했거나, 잘 못 적용한 것이 적발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경고가 아닌 경기 자체를 실격 처리한다. 이러한 이유로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서로 간의 신뢰와 약속 이행이 무엇보다 크게 요구되는 운동이 바로 골프다. 이는 골프룰 북(규정집) 제1장에도 명시돼 있다.

골프의 기본정신을 아는 것이 제일 중요골프의 기본정신과 매너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골프는 대부분 심판원의 감독 없이 플레이된다. 골프 게임은 다른 플레이어들을 배려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사람의 성실성 여하에 달려있다. 예의를 지키며 스포츠맨십을 발휘하여야 한다. 이것이 골프 게임의 기본정신이다.

기본적인 골프매너

골프 시간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티업시간을 잡고 허겁지겁 오는경우를 간혹 볼수있다. 이는 본인만에 문제가 아닌 동반자 멀리보면 앞팀 뒷팀등 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주게된다. 골프장 방문은 티업시간 최소 30분전에 도착을 한다. 그리고 스타트에는 적어도 15분전에는 내려가서 대기를 하는게 매너다.티박스에서도 지켜야 할 매너

동반자가 티박스에 들어가서 어드레스를 시작하면 조용히 해주는게 매너다. 시야에서 벗어나 동반자가 티샷할때까지 집중할수있도록 배려해주는 매너가 잘 지켜지지 않을때가 있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페어웨이에서 동반자가 샷을 할때도 조용히 해주시는게 매너임을 기억하자.

골프장에서 캐디를 대하는 매너

가끔 캐디를 하대하거나 본인 스코어가 안나왔을 경우 캐디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을 하는 골퍼들이 있다. 매너가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골프는 캐디가 치는게 아니고 본인이 치는 것이다. 캐디는 플레이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보조역할자일뿐이다. 이런 책임전가 행동은 동반자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매너가 없는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셈임을 명심하자.

처음에 골프매너를 어떻게 배우느냐도 중요

나도 처음 골프 라운딩때는 실수투성이였다. 다행스럽게도 좋은 골프스승을 만나서 골프매너에 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배울수 있었다. 스크린골프만 쳐 봤을 뿐 실전 경험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는 첫 홀에서 그냥 티잉 구역에 서 있는 경우도 있다. 캐디가 티를 꽂아주길 기다리는 것이다.

실전 라운드에서 하는 엉뚱한 실수들

스크린골프 캐디에 익숙한 경우는 실제 라운딩에서 캐디가 공과의 거리를 일의 자리 숫자까지 말하지 않았다고 불평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스크린골프와는 달리 바람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다, 지면이 안정적이지 않다, 공이 날아가다가 꺾인다는 등의 지극히 당연한 소리로 자신을 합리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실제 골프라운딩은 스크린골프와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자. 그리고 무엇보다 페어플레이와 매너를 귀하게 여기는 골프정신을 기억하면 좋겠다.

골프의 성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바비 존스의 일화

1925년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존스는 1타 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다. 우승을 코앞에 두고 어드레스(스윙하기 전 두 발 사이의 폭을 정하고 클럽을 필드에 대어 공을 겨누는 자세)를 하는 사이 공이 움직였다. 자신 외에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지만, 경기위원회에 자진 신고하며 벌타 1점을 추가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한다(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2012년부터 어드레스 뒤 바람에 공이 움직이면 1벌타를 부과하는 조항을 수정하여 벌타를 부과하지 않는다). 결국 우승컵을 상대방에게 넘겨주었다.

우승보다 더 멋있는 정신

바비 존스의 친구이자 기자인 O.B 킬러는 그날의 경기를 지켜보며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그가 우승하는 것보다 벌타를 스스로 부가한 것을 더욱더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 한 타가 없었더라면 플레이오프(연장전) 없이 그의 우승으로 끝났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더 멋있는 것이 바로 존스의 자진 신고였다."

바비존스의 신념과 골프정신

바비 존스는 골프 정신과 자신의 신념을 담아 이렇게 답한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규칙대로 경기한 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은행에서 강도짓을 하지 않았다고 칭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1955년부터 매년 '골프 정신과 골프에 대한 존중 구현'의 의미를 담고 있는 바비 존스(Bobby Jones) 상을 시상한다.

우리나라 박세리감독도 받은 상

2020년에는 박세리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어디에도 심판이 없다는 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모든 곳에 심판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양심이 죽지 않는 한 심판은 언제나 우리와 동행한다. 이러한 삶의 통찰을 깨닫고 피, 땀, 눈물을 흘리며 꾸준히 성장하는 골퍼만이, 골프가 주는 참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인생과 닮은 골프

골프의 기본 정신을 모르면 그저 과시하기 좋은 화려한 운동으로 전락한다. 하지만 골프는 페어플레이와 매너가 중요하다. 골프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비겁하고 매너가 좋지 않다면 함께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날 것이다. 골프는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스포츠다. 혼자 살수 없는 우리의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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