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지정타 '7억 로또' 당첨되려면…"25년 저축해도 어렵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린 파밀리에' 오는 23일 청약
서울서 일반공급 노린다면…통장에 3000만원은 있어야
"신혼부부 특공 12점 넘으면 도전…나머지 '생초' 유리"
지난해 57만명이 청약 통장을 던진 과천 지식정보타운(지정타)에 아파트가 공급된다. 시세 차익만 7억원에 달하는 이 단지는 '과천 린 파밀리에'다.

가구수가 적은 일반공급 물량을 잡으려면 예비 청약자들 통장에 최저 2400만(과천)~3000만원(서울·인천 등)이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공공 분양에서 입주자저축이 월 최대 10만원까지 인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20년, 길게는 25년 이상을 저축했어야 가능하다. 서울에 사는 40대도 당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사람 일반공급 당첨되려면, 통장에 3000만원은 있어야"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천 린 파밀리에 특별공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 청약자들은 당첨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물량이 52가구로 적은 일반공급은 '바늘귀'가 될 전망이다. 일반공급 신청 기준은 무주택이면서 저축가입 기간 2년 이상, 월 납입금 24회 이상을 넣은 사람이다.

소득이 높거나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도 매월 10만원씩 저축을 했어야 가능하다. 예상 최저 금액은 해당지역에서 2400만원 이상, 기타지역은 3000만원이다. 해당지역에선 20년(240개월), 기타지역에서는 25년(300개월) 이상을 넣어야 한다.

청약종합저축 보다는 '청약저축'이 유리할 전망이다. 청약저축을 보유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가입기간이 길어서다.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은 통장이 출시된 2009년 5월부터 이달까지 꾸준히 돈을 넣었어도 인정되는 금액이 1470만원 밖에 되질 않는다. 기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공공 분양에서 입주자저축은 월 10만원씩 인정된다.1470만원은 지난해 2월 과천에서 진행된 공공 분양인 '과천 제이드 자이' 전용 59㎡A 최저 당첨 금액에도 못 미친다. 과천 제이드 자이 전용 59㎡A 최저 당첨 금액은 해당지역 2030만원, 경기지역 2100만원, 기타지역 2070만원이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과천지역에만 1000개의 청약저축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80% 이상은 15년 이상 납입을 한 사람들"이라면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과천 일반공급에서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청약저축 가입자들의 '들러리' 밖엔 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지역도 이 정도인데 경기도, 기타지역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며 "과천에서 밀렸다면 '로또' 당첨을 바라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노부모부양 특별공급 역시 금액이 당락의 기준선이다. 노부모 특공에는 만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3년 이상 계속 부양하고 있는 무주택 세대주가 신청할 수 있다. 입주자저축에 2년 이상 가입하고 월 납입금도 24회 이상 넣어야 한다. 소득 기준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다.노부모 특공은 해당지역에서 1500만~1700만원, 기타지역은 2000만원대가 최저 금액으로 예상된다. 해당지역에서는 12년 이상(150개월), 기타지역에서는 16년 이상(200개월)을 납입해야되는 셈이다.

"신혼부부, 최소가점 12점은 돼야…다자녀도 75점 커트라인"

신혼부부 특공은 95가구로 비교적 물량이 많다. 신청 자격은 혼인 기간 7년 이내, 예비신혼부부 등으로 입주자 저축가입 기간이 6개월이 지나고 월 납입금을 6회 이상 넣어야 한다. 소득 기준은 우선공급인지 잔여공급인지, 배우자 소득이 있는지 없는지, 부부 모두 소득이 있는지에 따라 100~140% 이하로 상이해 잘 따져봐야 한다.

신혼부부 특공 가점은 13점이 만점이다. 가점은 △가구 소득 △자녀수 △해당지역 거주기간 △청약통장 납입 횟수 등으로 구성된다. △혼인 기간과 △자녀의 나이 부분이 중요한데, 혼인 기간은 신혼부부만, 자녀의 나이는 한부모 가족만 해당된다. 대신 예비신혼부부의 경우 혼인 기간과 자녀의 나이에서 점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10점이 만점이다. 신혼부부들은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모두 12점이 넘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점은 △자녀 3명 이상 △해당지역 3년 이상 거주 △청약통장 납입 24회 등 조건을 만족해야 나온다.작년 과천 제이드 자이 청약에서 신혼부부들이 가장 많이 몰린 전용 59㎡A의 최저 당첨 가점은 해당지역과 경기지역, 기타지역 모두 11점이었다. 합격선이 더 올라갔다. 만약 가점이 12점 미만인 신혼부부라면 79가구를 공급하는 생애최초에 도전하는 게 낫다. 생애최초 신청 자격은 무주택이면서 저축가입 기간 2년 이상, 월 납입금을 24회 이상 납입해야 한다. 또 선납금을 포함한 저축액이 6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소득 기준은 우선공급 기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 이하, 잔여공급 기준 130% 이하다. 기준만 충족하면 추첨을 통해 당첨될 수 있어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들에게 유리하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다자녀도 점수가 중요하다. 신청 자격은 무주택이면서 자녀 3명 이상이 있어야 한다. 또 입주자저축 가입기간 6개월, 월 납입금 6회 이상을 채워야 한다. 소득 기준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다.

다자녀 특공은 100점이 가점 최대치다. 이번 단지 예상 최소 가점은 해당지역 75점, 기타지역 80점이다. 75점은 △미성년 자녀 수 3명(30점) △영유아 자녀 수 1명(5점) △3가구 이상(5점) △무주택기간 5년 이상 10년 미만(15점) △해당지역 거주기간 10년 이상(15점) △저축가입 기간 10년 이상(5점)이다.

지난해 과천 제이드 자이 청약에서 다자녀 특공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면적대는 전용 59㎡A다. 15대 1을 기록했다. 합격선은 해당지역 65점, 기타지역 85점이었다.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모두 3명의 자녀가 있었다.

박지민 대표는 "신혼부부들은 최소 12점이 넘는다면 신혼부부 특공에 도전을 하고 그렇지 않다면 생애최초에 넣는 것을 추천한다"며 "린 파밀리에가 과천에서 마지막 공공 분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과천 제이드 자이보다 커트라인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과천 린 파밀리에 '쏠린 눈'

과천 지식정보타운 '린 파밀리에' 사진=우미건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과천 린 파밀리에' 청약은 오는 23일부터 시작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5개동으로 구성된다. 전체 659가구 가운데 임대주택과 신혼희망타운을 제외한 318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모두 전용 84㎡다.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가구, 신혼부부 등에 특별공급 266가구, 일반공급 52가구다. 해당지역(과천시 2년 이상 거주자)에 30%, 경기도(경기도 2년 이상 거주자)에 20%, 기타지역(서울·인천 거주자, 경기 2년 미만 거주자)에 50% 비율로 물량이 공급된다.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8억7260만원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인근 원문동에 있는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지난달 16억1500만~1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시세와 비교할 때 7억원 넘게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분양가가 9억원 이하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과천 지정타는 지난해에도 청약 광풍을 일으켰다. 작년 11월 지정타 내 3개 단지(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과천 르센토 데시앙)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 57만명이 몰렸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3총사'...청약 경쟁률 평균 458대 1 사진=한경DB

실거주 의무·전매 제한·잔금 대출 불가 등 유의할 점도

유의사항도 있다. 이 단지는 거주 의무 기간이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모든 공공 분양 아파트에는 3~5년의 거주 의무가 있다.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의무 거주 5년이 적용된다. 바꿔 말하면 입주할 때 전세를 놓지 못한다.

입주할 때 인근 단지들과 가격이 비슷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분양가가 9억원 이하여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지만, 입주 때 시세가 15억원을 초과하면 대출이 안 나올 수 있다. 입주 때 잔금 대출을 받아 중도금 대출을 상환하는데, 잔금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그간 빌린 중도금과 입주 때 내야 할 잔금을 직접 내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분양권이나 아파트를 되파는 전매도 10년간 제한된다. 예비 청약자들이 10년 후 시장까지 예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천 지정타 린 파밀리에 청약을 고민하는 한 수요자는 "당장 내년 아파트 가격도 가늠하지 못하는데 10년 후 시장까지 판단해야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재당첨도 10년간 제한된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