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입 '하루 약발'…또다시 치솟은 환율, 8.2원 올라 1176원

미국이 돈줄을 조일 것이라는 관측에 19일 원·달러 환율이 8원 넘게 뛰었다. 전날 기획재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 1170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날 재차 반등하며 외환시장이 출렁거렸다.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원20전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달러당 1176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환율은 8원30전 내린 1168원에 마치며 7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전날 오전 11시 기재부 관계자가 “최근 환율 상승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으로 보여 문제가 있다”며 구두 개입에 나선 결과다.하루 만에 환율이 반등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7월 27~28일 개최)을 통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강력 시사한 영향이다.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달러를 푸는 Fed가 달러 공급을 줄이면 달러 가치가 뛰고 그만큼 환율은 오른다.

테이퍼링 관측에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이어졌다.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주식 매각 자금을 달러로 환전하려는 외국인이 몰리면서 환율을 밀어올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이 19일엔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환율이 오르자 달러를 팔아 이익을 실현하는 국내 개인과 기업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달러예금은 지난 7월 말 796억8000만달러로 지난 6월 말보다 7억8000만달러 줄었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환율은 지난 6월 말 1126원10전에서 7월 말 1150원30전으로 24원20전 올랐다.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200원 이상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늘고 있다. 다만 경제 여건과 한국 기업의 경쟁력, 달러 매도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1200원 이상에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 선물회사 리서치센터장은 “모든 부정적 변수가 현실화하면 환율 고점은 1250원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기업과 개인이 환차익을 노리고 보유한 달러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1200원이 고점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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